정책 일반
女라는 이유로…더 벌어진 남녀 임금격차
뉴스종합| 2014-11-14 10:44
고용정보원 성별임금격차 분석…“능력보다 성별때문에 불이익” 31%
현정부들어 격차 되레 커져…OECD국가중 불평등 가장높아



세계 최고수준인 한국 노동시장의 남녀간 임금 차이를 초래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근로자 개개인의 생산성과 상관없는 성차별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성의 경력단절현상에 따른 남녀간 근속년수 차이도 임금 격차를 벌리는 주 요인으로 분석됐다. 박근혜정부 들어 성별 임금 차이는 더 벌어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남녀간 임금 불평등이 가장 큰 국가라는 큰 불명예 지위도 이어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내놓은 ‘성별 임금격차 원인 분석’ 보고서를 통해 남녀간 임금 차이의 31.3%가 여성손실분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개인의 직업적 능력이 아닌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남성보다 훨씬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해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같은 고용 조건일 경우 성별 임금격차가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근속연수(25.7%)와 나이(12.0%), 학력(11.4%)이 남녀 임금 격차의 주 요인이라고 한국고용정보원은 분석했다. 여성 근로자의 상당수가 결혼과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단절 현상을 겪는 만큼 성별 임금 격차에 상당부문 기여하는 근속연수 역시 여성이 남성에 비해 불리한 여건일 수밖에 없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퇴장했다가 재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근속년수가 짧은 것도 성별 임금격차를 확대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여성고용활성화 대책 등을 통해 경력단절 현상을 예방하고 여성 근로자의 처우를 향상시키고자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고용부에 따르면 박근혜정부 첫해인 2013년 여성의 임금 수준은 남성 임금을 100으로 볼때 70.5 수준으로 2012년 70.7보다 다소 떨어졌다. 지난 2009년 68.0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줄어왔던 임금 격차가 지난해 소폭이나마 다시 늘어난 것이다.

한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주요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OECD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 임금의 평균값과 여성 임금의 평균값을 남성 임금 평균값으로 나눠 측정한 결과 한국은 37.5%를 기록해 OECD 회원국가 중에 가장 높았다. 남성 근로자의 임금이 100일 때 여성 근로자 임금은 그보다 37.5% 낮은 62.5에 그친다는 의미다.

뉴질랜드(4.2%), 벨기에(5.8%)는 물론 비교적 임금 차이가 큰 일본(27.4%)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성별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경력단절 예방정책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며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일지라도 보다 양질의 일자리로 재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원승일 기자/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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