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가습기 살균제 수사] 檢, “옥시 본사 3가지 증거 잡는다”
뉴스종합| 2016-05-30 16:52
[헤럴드경제=양대근ㆍ김현일 기자] 초유의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수사하는 검찰이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이하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그동안 의혹에 그쳤던 본사 개입 정황이 이번 수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날 지 관심이 모아진다.

30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은 가습기 살균제 판매 및 유해성 증거인멸과 관련해 영국 본사의 증거인멸 등 개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 관계자 2∼3명을 소환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이들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본사 개입 의혹은 크게 세 가지 장면으로 나뉜다. 첫번째는 제품안전보건자료(PSDS, Prouct Safe Date Sheet)의 발행이다. PSDS는 제품을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한 방법, 유해성 정보, 응급조치 방법 등등이 담긴 자료를 말한다.

옥시 제품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검찰에 따르면 2004년 10월 22일 신현우(68) 전 대표가 옥시 한국지사 최고경영자로 재직할 당시 영국 본사는 문제의 ‘옥시싹싹가습기당번’ 상품과 관련 한국에서 생산된 이 자료를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품을 받고 확인한 본사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에 독성정보가 없다(No Data)”고 기재해 회신했다. 검찰은 옥시의 호주연구소에서만 PSDS를 발행해주는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된 당시 연구진의 소환을 추진 중에 있다.

두번째 개입 정황은 구속기소된 서울대 조모(58) 교수가 옥시 한국 본사에서 흡입독성실험 중간 프리젠테이션을 할 당시다. 이때 옥시 본사 관계자이면서 글로벌 R&D담당직원이 프리젠테이션에 참석했다.

이 직원은 조 교수가 2011년 11월 29일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생식독성실험 결과와 이듬해 2월 17일 흡입 독성실험 결과를 발표할 때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인사가 당시 영국 본사의 역할과 움직임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해 소환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시점은 2011년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 사망을 유발했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던 시점이다.

검찰은 2011년 말 옥시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에 대응하기 위한 대응팀을 조직했고, 여기에 영국 본사가 R&D 관계자들을 대거 한국에 급파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팀은 이들이 ‘왜 이런 사태가 일어났는지 직접 확인해보라’는 본사의 지시를 받고 한국에 온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증거인멸 지시 의혹 등 영국 본사로의 수사 확대 여부를 판가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오는 31일 신현우(68) 옥시 전 대표와 전 연구소장 김모씨, 선임연구원 최모씨 등을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 및 과실치상, 허위 표시 광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또다른 유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제조해 판매한 전 버터플라이이펙트 대표 오모씨도 함께 구속기소된다.

검찰은 아울러 ‘가슴 통증’ 등 제품 부작용 민원을 접수하고도 제품 판매를 강행한 존 리(48ㆍ미국) 전 옥시 대표를 이르면 이번 주중 재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bigroot@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