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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 자살기도부터 뇌사 후 장기기증까지…이틀 간 무슨 일이 있었나?
엔터테인먼트| 2016-06-26 14:05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자살 기도로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던 김성민(43)이 최종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지난 24일 자살기도부터 뇌사 판정, 그리고 장기기증까지 단 이틀 만이었다.

▶24일, 부부싸움에서 자살기도까지= 24일 오전 1시 15분께 “엄마 아빠가 싸우는 것 같다”는 김성민 아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다. 서초 4동에 위치한 김성민의 집에 경찰이 찾아가 부인 이모씨를 만났으나 “사소한 일로 타두었는데 사건 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며 돌아가 달라고 했다. 이후 부인은 아들을 데리고 나와 근처에 있는 친척 집에서 하루 밤을 보내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약 10분 후 부인은 출동 경찰관에게 전화해 “남편이 평소에도 술을 먹고 나면 ‘죽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집에 가서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날 오전 1시 55분께 집으로 들어간 경찰관은 욕실 안에서 목을 메 자살 기도를 한 김성민을 발견했다.

경찰관은 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으나 의식 불명으로 2시 30분께 서울 성모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새벽 5시 30분께 중환자실에 입원,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25일, 의식불명에서 뇌사 진단 검사 까지= 25일 오후 12시 30분께 김성민은 서울 성모병원에서 자살 기도 당시 후두부에 생긴 혈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회복실로 옮겨졌다.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병원측은 뇌사 진단 검사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뇌사 최종판결, 그리고 장기기증으로 생 마감 준비= 서울 성모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 1차 뇌사 판정을 내린 뒤 오전 10시 15분께 최종적으로 뇌사 판결을 내렸다. 김씨의 가족들은 의료진에게 장기기증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날 오후 1시 서울 성모병원 본관에서는 김성민의 자살 기도 사건과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양철우 교수와 김성민의 치료를 맡은 응급의학과 임지용 교수, 성모병원 뇌사판정위원회 간호부원장 홍현자 수녀가 참석했다.

먼저 임지용 교수가 응급실에서부터 뇌사판정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자살 흔적 이외에 다른 흔적은 없었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이어 양철우 교수는 “유가족들은 모든 장기의 기증을 원했지만 김성민의 장기상태로 보아 심장과 폐를 제외한 신장과 간, 각막만 기증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고인의 의지대로 보호자들이 장기기증에 빨리 동의를 해줘서 2일 만에 장기기증 절차가 진행됐다”며 “총 5명의 환자들이 장기를 기증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기 적출시기는 오후 6시로 결정됐다. 양 교수는 “오후 6시로 장기적출 시기를 정했고 장기 적출 수술은 5시간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성민의 빈소는 이날 오후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28일 예정이다. 장지는 아직 미정이다.

▶2002년 ‘인어아가씨’ 데뷔 부터 마약 투약 혐의 징역까지= 1995년 연극으로 연기에 발을 들인 김성민은 안방극장 데뷔작인 MBC TV ‘인어아가씨’(2002~2003)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김성민은 이듬해 임 작가의 다음 작품인 ‘왕꽃선녀님’(2004~2005) 주인공으로도 발탁되면서 연기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어 2006년 한예슬, 오지호와 호흡을 맞춘 MBC TV ‘환상의 커플’에서는 아내 앞에서 꼼짝 못 하는 귀여운 남편 캐릭터로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김성민이 대중적인 스타로 떠오른 건 2009년 3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신사 이미지와 달리 수다스럽고 눈물도 곧잘 흘려 시청자들에게 ‘김봉창’, ‘울보’ 등의 별명을 갖게 됐다. 그해 연말 KBS 연예대상에서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승승장구 하던 김성민이 추락하기 시작한 건 그 이듬해였다. 김성민은 2010년 12월 마약 투약 사건으로 구속되면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영화 ‘에일리언 비키니’ ‘생생활활’, 드라마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tvN ‘삼총사’ 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재기를 노렸다. 2013년에는 치과의사 이모 씨와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집행 유예기간 중 또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성민은 징역 10개월을 살고 올해 1월 출소했으나, 지난 24일 부부싸움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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