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올 상반기, ‘액면변경의 마법’은 통하지 않았다
뉴스종합| 2016-07-25 07:37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해 상반기 ‘액면변경의 마법’은 통하지 않았다.

주가를 끌어올려보고자 주식의 무게감을 덜고 유동성을 높이거나, 무게감을 늘려 이미지를 제고해보겠다는 기업들의 노력은 상당수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액면변경 효과는=올해 상반기동안 액면분할 혹은 액면병합 등 액면변경을 한 기업들은 모두 27개사였다. 이들의 성적표는 과연 어땠을까.

25일 헤럴드경제가 액면변경 27개사를 대상으로 변경 직후부터 1달 간 및 현재(21일 종가)까지의 주가를 비교한 결과, 액면분할한 기업 23곳의 1개월 간 평균 주가 하락률은 마이너스(-)7.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16곳에 이르렀다.

액면분할 기업들은 변경 이후 현재까지 주가하락폭을 일부 회복하긴 했으나 여전히 평균 1.63% 빠진 상태다.

액면병합을 한 4개 기업의 주가 역시 병합 직후 1달 간 평균 6.13% 하락했다. 하지만 이후 선데이토즈나 텍셀네트컴 등이 낙폭을 만회하면서 평균 7.50% 상승해있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 10개기업보다 17개 코스닥 기업들의 수익률이 양호했다.

유가증권시장 액면변경 기업들의 주가는 1달 간 9.35% 하락하고 현재까지 5.41% 내렸다. 반면 코스닥 시장 기업들은 변경 직후 첫 1개월 5.69% 하락했지만 현재까지는 평균 2.75%로 양호하다.

▶‘황제주’의 몰락, 식품업체들 수난=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크라운제과였다. 크라운제과는 자회사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 성공하며 주가가 덩달아 급등하며 자신감을 갖고 지난 4월 액면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이는 액면분할을 시도했다.

그러나 주가는 5월 17일 이후 잠깐 반짝하더니 계속 하락세를 보이며 1달 동안 35.38% 급락했다.

박애란 현대증권 연구원은 “메가브랜드 중심의 안정적인 성장은 지속되겠으나 역기저효과가 커 실적향상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해태제과를 상장시키며 주가 상승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같은 식품회사인 롯데제과의 하락세도 눈에 띄었다.

‘황제주’로 꼽히던 롯데제과는 주가가 290만원에 달해 유동성 개선을 위해 액면가를 10분의 1로 낮춰 분할했다.

하지만 1달 새 주가수익률은 -26.15%를 기록하고, 현재까지도 -29.42%로 그 낙폭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주가가 가장 많이 뛴 기업은 코스닥 시장의 셀루메드였다. 셀루메드는 액면변경 이후 주가가 2.82% 오르는데 그쳤지만 바이오주로 관심을 모으며 21일까지 135.21% 올랐다.

▶상반기 액면변경은 총체적인 ‘실패’=액면분할은 주식 액면가액을 일정비율로 분할해 주식수를 늘리는 것이다. 주당 가격을 낮추고 유통 주식수를 늘림으로써 주식 거래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 수 있다. 주식 거래가 활발하면 주가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대로 액면병합은 액면가가 적은 주식을 합쳐서 액면가를 높이는 것이다. 주당 가격이 저렴해 ‘동전주’로 불리는 주식을 가격을 높이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대형주들의 액면분할을 유도하고 있다. 거래소는 거래량을 늘리는 것이 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른 액면변경 기업들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액면변경 회사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12.5% 증가했다.

그러나 거래소의 액면변경 유도는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면 실패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액면분할이 이론적으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단기적으로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액면분할은 유동성을 높이지만, 기관과 외국인 비중축소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사례로 보면 삼성화재, 동부화재, LG화재 등이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삼성화재는 외국인 매도로 인해 6개월 간 50%가 넘게 주가가 빠지기도 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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