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폭염 탓? 벌써 11개나 지나가…올해는 태풍 없는 해 되나?
뉴스종합| 2016-08-25 10:13
-제10호 태풍 라이언록 다시 북상하지만, 일본 향해

-북태평양 고기압 발달로 11개 태풍 모두 한반도에 영향 없어

-오는 9월에 태풍 1개 정도가 한반도 영향 미칠 수 있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제10호 태풍 ‘라이언록’마저 일본 남쪽 해상으로 진로를 정했다. 올해 발생한 태풍만 11개지만, 한반도에 직접 영향을 준 태풍은 아직 없다. 강하게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폭염을 부르면서 태풍을 몰아내 올해는 태풍 없는 해가 될 수도 있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기상청은 현재 오키나와 남동쪽 바다에서 북상 중인 제10호 태풍 라이언록이 일본 남쪽 해상으로 진행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도쿄 남쪽 바다에서 발생해 오키나와까지 남하하다 방향을 틀어 다시 북상하고 있지만, 한반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시기에 발생한 제9호 태풍 ‘민들레’와 제11호 태풍 ‘곤파스’도 일본 동해 상을 지나 지난 23일 모두 소멸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기상청은 애초 이들 세 태풍이 일본 남쪽 해상까지 발달한 북태평양 고기압 장벽을 흔들면서 폭염을 어느 정도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됐던 1994년에도 태풍 ‘더그’와 ‘엘리’가 한반도를 지나면서 폭염이 한풀 꺾였다. 그러나 이들 태풍 모두 폭염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19일부터 발생한 태풍 3개 모두 일본 동쪽 해상으로 진로를 정하면서 한반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며 “대기 정체가 풀리지 않으면서 폭염도 계속됐다”고 말했다.

8월까지 발생한 태풍 11개가 모두 한반도를 비켜나가면서 가뭄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이어졌던 올해 장마철에도 강수량은 332.1㎜를 기록, 평년 기록인 356.1㎜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태풍까지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지난 6월부터 현재까지 여름철 강수량은 393.9㎜에 그쳤다. 평년 강수량(625.1㎜)의 64% 수준이다.

이처럼 태풍이 찾아오지 않는 이유를 기상청은 올해 폭염을 부른 북태평양 고기압에서 찾았다. 기상청은 지난 23일 발표한 태풍 전망에서 “해수면 온도가 높으면 태풍 발생이 잘 일어나지만, 올해는 예외”라며 “비정상적으로 강한 고기압이 태풍 발생을 억제해 평년보다 태풍이 적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8월에 들어서면서 아열대 고기압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몇 차례 태풍이 발생했지만,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태풍이 모두 일본 동쪽으로 비켜갔다.

오는 9월에도 태풍이 일부 발생하겠지만, 한반도에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 때문에 올해는 태풍이 없는 해가 될 가능성도 생겨났다. 기상청 관계자는 “9월이 되더라도 평년보다 태풍은 적게 발생할 것 같다”며 “1개 정도가 겨우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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