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국회를 움직이는 힘, 보좌관]누군가에겐 甲, 또 누군가에겐 乙
뉴스종합| 2016-08-28 08:02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내년 대선을 앞두고 2500여명의 국회 보좌진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사실상 한국 정치를 움직이는2500여명의 ‘숨은 손’이다. 그래서 보좌관은 항상 권력관계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입법과 정책에 민감한 이들에겐 갑(甲)이면서, 생사를 움켜쥔 국회의원에는 영원한 을(乙)이다.

최근 여의도에선 대기업 대관 담당 직원의 발길이 잦다. 19대 국회가 끝나면서 잠시 휴식기를 가졌다면, 20대 국회 첫 정기국회르 앞두고 본격적으로 입법 전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한 대기업 대관 담당 직원은 “국회의원별로 정책 대결을 펼치는 국정감사 시즌이 오기 때문에 대관 업무도 가장 바쁠 시기”라며 “국감 준비로 바빠지기 전에 서로 경쟁적으로 보좌관과 접촉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실 대관 담당 직원들은 보좌관을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의원실 별로 정책을 담당하는 보좌관을 만나기 전에 비서진 등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기 일쑤다. 음료수나 간식 등을 들고 의원실을 도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한 대관 담당 직원은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더 보좌관과 접촉하기 어려워졌다. 그저 인사만 하려해도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다보니 일각에선 보좌관 갑질이 사회 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대관 담당 직원에게 술값 계산을 요구하거나 숙박권 등 특혜를 요구하는 일이 잊을 만 하면 불거진다. 수억원 대 금품을 수수한 협의로 실형을 받은 보좌관도 나온 적 있다.

그러면서도 생사를 움켜쥔 국회의원에겐 또 영원한 을이다. 한 보좌관은 “자녀 출퇴근을 보좌진에게 맡기는 의원도 있고, 심지어 휴가 때 집 단속을 부탁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국회 내에선 “모 의원 밑으로만 가면 계속 보좌진이 못 견디고 그만 둔다”는 ‘갑질 국회의원’의 ‘블랙 리스트’도 심심치 않게 오르내린다. 또 다른 한 보좌진은 “여름휴가도 아직 못 갔다. ‘다들 휴가를 떠나라’고 의원이 말은 했지만, 그러면서도 해야 할 과제를 산더미처럼 전해줬다. 눈치껏 휴가를 다들 반납했다”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