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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엄마→노무현 탄핵→親문재인… 추미애의 21년
뉴스종합| 2016-08-27 19:25
[헤럴드경제] “오늘은 운명같은 날이다. 21년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입당원서를 쓴 날이 오늘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대표는 27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의 마지막 정견발표에서 이같이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광주에서 판사를 하고 있었던 추 신임대표는 1995년 8월27일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 원서를 썼다. 김대중 당시 총재의 영입 제안을 받고서였다. 그의 나이 37살이던 해였다.

그는 이후 어딜 가나 세간의 이목을 끌고 다녔다. 2년 뒤인 1997년 대선에서 그는 탁월한 돌파력, 추진력과 높은 대중성을 겸비한 활동으로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면서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15~16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해 날카로운 의정 활동으로 주목을 받았고, 당내 개혁 소장파 그룹에 참여해 정풍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또 2002년 대선 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선대위 국민참여운동본부를 이끌며 돼지저금통으로 국민성금을 모아 ’돼지엄마‘라는 별칭을 얻었다.
[사진=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지장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당 대표 기호 3번 추미애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안훈 기자 rosedale@heraldcorp.com 2016.08.27]

그러나 승승장구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3년 민주당 분당사태 당시 열린우리당 합류를 거부하고부터는 시련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가 역풍에 부딪혔고, 17대 총선에선 구 민주당 선대본부장을 맡았지만 당은 패배하고 본인도 낙선하는 한편, 공천 파동도 터졌다.

기나긴 와신상담의 시간이 이어졌다. 추 신임대표는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2년여만에 돌아와 정치를 재개했지만,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경선(2007년) 컷오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2008년 18대 총선 서울 광진을에서 당선돼 재기의 신호탄을 쐈고, 19∼20대 총선에서도 연이어 당선돼 5선 고지에 올랐다. 여성 최초의 지역구 5선 의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것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표 체제 하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발탁된 뒤 당내 비노 진영의 공격에 맞서 문 전 대표 엄호에 나섰다. 이번에 그가 대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의 압도적 지지 덕분이었다.

그는 이제 선출직으로는 더민주 사상 처음으로 TK(대구ㆍ경북) 출신 당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새로운 정치 이력을 써나갈 전망이다. 특히 당내 계파 갈등을 극복하고, 10년만의 정권 교체라는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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