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퍼플랩 조종남 대표, "'한국판 슈퍼셀'이 되기 위한 도전은 계속된다"
게임세상| 2016-10-06 11:52
- 잇단 창업 실패 딛고 2018년 상장 노리는 신흥 리더

 

   
최근 들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단일게임으로 1천만 다운로드를 넘긴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쯤되면 '국민게임'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지난 7월, 퍼플랩이 출시한 '리듬스타'는 피처폰 시절에 이미 그와 같은 성과를 올린 게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듬스타'는 퍼플랩을 창업한 조종남 대표가 맨 처음 게임 스타트업을 차렸을 때 만든 처녀작이다. 당시 '리듬스타'는 1천만 다운로드는 물론, 시리즈 합계 600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조 대표를 성공한 벤처사업가로 올려놓은 효자게임이다.
그러나 이 게임을 출시하고 근 10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낸 조 대표는 여전히 게임 스타트업 멤버로 땀흘리고 있다. 오랜 공백기 동안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다 받아낸 결과다.
그가 세번째로 창업한 지금의 회사, 퍼플랩은 스마트폰 버전으로 새롭게 출시된 '리듬스타'와 함께 조종남 대표의 끈질긴 도전을 상징하고 있다.
한국판 슈퍼셀이 되겠다는 목표로 차근차근 내공을 키워가고 있는 퍼플랩 조종남 대표의 발걸음을 따라가봤다.

조종남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일반 회사 취업보단 창업을 택했다. 대학시절 병역특례로 일반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 상,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율적인 업무 환경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렇게 출발한 에이엔비소프트는 이 회사 첫 출시작인 '리듬스타'의 성공으로 게임 시장에 어렵지 않게 입문할 수 있게 됐다. 2006년 선보인 이 게임은 당시 피처폰에서 있을 수 없는 퀄리티라고 조 대표가 자부할 정도로 
이통사 집계 52주간 1위는 물론, 이후 시리즈물까지 출시될 정도로 리듬액션 장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실패의 경험이 전무했던 이 젊은 사업가는 두번째 창업을 통해 자신감만으로는 기업을 성장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돌다리 두들기기까지 10년 걸린 창업 스토리
"시장의 흐름을 보지 않고 너무 앞서나간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리듬스타'가 빵터지고 나서 아무도 해보지 않은 것에 너무 골몰했죠. '포켓몬GO'와 같은 류의 소셜게임을 개발하려고 투자사를 열심히 찾아다녔지만 아무도 우리 게임을 이해 못하더군요. 결국, 1년이 채 안돼서 문을 닫게 됐습니다."
그는 이 소셜게임 개발을 위해 투자를 받으려고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찾아갔었다는 후문이다. 인생은 삼세판이라고 하던가. 세번째 창업이자 조 대표의 단 맛, 짠 맛, 매운 맛까지 곁들여진 퍼플랩은 그의 노심초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완벽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라는 회사명에 담긴 의미대로 그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사내 곳곳에 안전장치(?)를 뒀다. 자신이 개발자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 비즈니스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전문 인력을 곳곳에 배치했다. 큰 회사에 다닌 경험이 없던 까닭에 이들 멤버들 중에는 넥슨 등 대기업 출신자들도 섞여있다.

 

   
특히 조종남 대표 자신을 포함해 회사의 강점인 개발력을 높이기 위해 좋은 개발 방법을 찾고, 더욱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퍼플랩 창업 후 '퍼즐 바리스타'와 '무한돌파 삼국지'를 각각 3개월, 6개월만에 개발, 론칭했습니다. 개발팀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저 또한 개발자 출신이고 아직도 개발에 참여해 직접 프로그래밍과 기획을 하고 있어요. 제 업무는 게임 개발과 사람관리가 절반씩 차지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에 따라 퍼플랩은 이전 회사들과 달리 점진적으로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설립 4년만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한 자체 개발작을 비롯해 '리듬스타'를 기점으로 직접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며 내후년에는 상장도 계획 중이다.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세우거나 언젠간 될 거라는 식으로 막연한 운에 기대면 절대 안된다는 것을 배웠어요. 스타트업이라면 작은 목표를 세워서 천천히 달성해나가는 것이 더 큰 목표를 세울 수 있는 '체력'과 '능력'을 가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박한 목표로 전진하는 퍼플랩의 미래는…
최근 퍼플랩은 개발력과 서비스 노하우를 갖춘 정식 게임 회사로서 홀로서기하는 것이다. 그간 자사 게임을 외부에 퍼블리싱하는 방향이었지만 현 시장에서 IㆍP 관련 게임들의 가치가 커지면서 직접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조 대표의 생각이다.
"'리듬스타'는 캐주얼 장르라서 시장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 같다는 생각에 직접 서비스할 첫 번째 게임으로 지목했어요. 특히 과거에 라이브해 본 경험이 있고 비록 오래 전이기는 하지만 IㆍP파워를 가진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리듬스타'는 출시하고 한달 반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조 대표는 이를 발판 삼아 해외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자사 게임 '드래곤 히어로즈'를 글로벌 원빌드로 출시한 것과 더불어 '리듬스타'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해보겠다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준비 중인 신작 4종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들 중에는 VR(가상현실)게임도 포함돼있다는 귀띔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게임들이 지향하는 장르가 지금까지 시장에서 선보인 적 없는 새로운 것이라는 사실이다. 게임이 재미있으면 그만이라는 게 조 대표의 지론이다.
"어려운 환경과 시장에서 너무 단순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독특한 게임성을 토대로 보편적인 재미를 찾는 것이 퍼플랩의 지향점이에요."
한국판'슈퍼셀'. 조종남 대표가 그리는 퍼플랩의 미래다. 이를 위해 그는 내년 모바일게임 시장은 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경쟁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래야 자신이 준비하고 있는 게임들을 시장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퍼플랩이 훌륭한 게임사라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조종남 대표의 끊임없는 도전을 지켜보자. 

 

   

[Side Story] "퍼플랩 게임=오리지널리티 지향"

'삼국지를 누가 슈팅 게임으로 만들어?'
조종남 대표가 개인적으로 애착을 보이는 게임이 바로 '무한돌파 삼국지'다. 이 게임은 삼국지 소재로 슈팅액션과 RPG를 섞은 독특한 장르를 추구하고 있다. 생소한 게임 콘셉트로 인해 주변의 많은 반대에 부딪혔지만 출시 후 회사의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조 대표는 새로운 것과 참신한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하게 될 신작 역시 '신개념'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 될 것이라는 게 그의 귀띔이다. 단, 철칙은 조 대표에게도 존재한다. '못하는 것은 하지말자' 주의다. 자사 개발강점이 '슈팅'이라는 것을 고려해 대다수 라인업들은 이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슈팅 기반 장르의 게임으로 Top3 안에 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확실한 컬러를 지닌 게임사로 기억될 수 있게 노력할게요."

* 조종남 대표 프로필
●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 2001년 ~ 2004년 : 지스텍 개발팀장
● 2007년 ~ 2011년 : 에이앤비소프트 게임공학연구소 개발팀장
● 2011년 ~ 2012년 : 플레티푸스 네트워크 CTO
● 2012년 ~ 現 : 퍼플랩 CEO
● 2014년 ~ 現 : 에이앤비소프트 CEO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윤아름 기자 ga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