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글로벌 방통융합은 거침없는데… 우리기업은 규제묶여 ‘발동동’
뉴스종합| 2016-10-24 11:20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무산
시장정체 돌파구 마련 물거품


미국의 2위 이동통신사업자 AT&T가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기업 타임워너를 인수하면서, 성장절벽에 직면한 통신기업의 혁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AT&T 뿐 아니라 미국 최대 규모의 이통사업자인 버라이즌도 올해 인터넷포털 야후를 48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이 같은 합종연횡 흐름이 국내 방송ㆍ통신업계의 지각변동에도 영향을 미치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방송ㆍ통신ㆍ미디어 융합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최근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ㆍ합병이 무산된 것에서 보듯, 글로벌 시장 흐름에 뒤 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1위 이동통신업체인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M&A를 추진했으나, 지난 7월 공정거래위원회의 불허 결정에 부딪히면서 무산됐다. 시장 경쟁 제한성(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성장 정체에 빠진 케이블TV가 회생하는 동시에 이통사업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할 활로가 막혔다는 지적이 나왔다. 날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방송ㆍ통신시장에서 국내 사업자 스스로 경쟁력을 높일 기회를 정부가 막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네트워크 시장의 포화 상태로 새 먹거리 확보가 절실한 이동통신사들 입장에서는 미디어ㆍ엔터테인먼트 영역 등으로 영토 확장이 당연한 수순이라는 지적이다. LG유플러스도 통합방송법(방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케이블TV 업체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통합방송법은 유료방송 규제 기준을 ‘권역(지역) 점유율’이 아닌 ‘전체 점유율’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따라서 이 법이 통과되면 권역 점유율에 발이 묶인 케이블TV 사업자들이, 통신사업자에 인수될 기회를 다시 노릴 수 있다. CJ헬로비전 인수가 좌절된 SK텔레콤도 M&A 가능성은 열어두고, 미디어 플랫폼 강화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방송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방송ㆍ통신ㆍ미디어 융합은 세계적으로 거스를수 없는 흐름”이라며 “이번 미국 AT&T의 타임워너 인수를 계기로 통합방송법 국회 통과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통합방송법 제정에 있어 내년에 있을 대선이 변수가 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정치권이 대선 준비에 돌입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법 개정 논의는 대선 이후로 미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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