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허수아비 靑 비서진…朴-崔 관계 위증했나, 국정에서 배제됐나
뉴스종합| 2016-10-26 08:05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청와대 비서진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관계를 몰랐나, 알고도 모른 척 했나.

전날(25일) 박근혜 대통령이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 씨와의 관계를 일부 인정한 가운데, 그 불똥이 청와대 비서진에게도 튀는 양상이다. 최근 마무리된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연설문 의혹) 기사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진술하는 등 박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의 발언 사이에 큰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여권 일각에서는 “청와대 비서진을 전면 개편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25일 기자회견에서 “선거 때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 최 씨는 과거 제가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주로 연설이나 홍보 등의 분야에서 선거운동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일부 연설문이나 홍보물도 같은 맥락에서 표현 등에서 도움받은 적 있다”고도 했다.

문제는 앞서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청와대 비서진의 태도다. 박 대통령의 해명이 세간의 의혹을 얼마나 해소했는지는 차치하더라도, 청와대 비서진의 국감 진술과는 확연히 배치된다. 청와대 비서진의 ‘국감 위증’ 의혹이 나오는 지점이다.

지난 21일 열린 운영위 국감에서 이 실장은 연설문 의혹과 관련해 “시스템으로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이야기”라며 “(의혹) 기사를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실장은 또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묻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아는 사이인 것은 분명하지만,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만약 이 실장이 의도된 위증을 한 것이 아니라면,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비서진조차 최 씨의 존재를 몰랐을 정도로 국정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처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청와대 비서진의 전면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이 비서실장 등 모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퇴진을 포함해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 역시 “각종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우병우 민정수석의 신속한 경질은 물론, 청와대 비서진의 전면적 인적쇄신과 개편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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