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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에 이정현 리더십도 ‘흔들’, 취임 79일만에 ‘사퇴론’ 확산
뉴스종합| 2016-10-26 09:05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26일로 취임 79일째를 맞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25일) 기자회견에서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 씨와의 관계를 일부 인정한 가운데, “집권 여당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하면서부터다. 비박(非박근혜)계 일부와 원외 잠룡들 사이에서는 “당을 서둘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라”는 요구도 나온다. 후속 방안 없이 침묵으로 일관 중인 친박(親박근혜)지도부를 향한 일침이다.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국민의 마음속에 대통령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대통령 리더십의 공백은 국가적 위기”라며 “만약 이때 북한이 대규모 도발을 감행한다면 대한민국은 이를 이겨낼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의사결정의 리더십없이 지금의 안보와 경제 위기를 헤쳐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다.
[사진=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로 인해 대국민 사과기자회견을 한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새누리당 대표회의실이 불 꺼진 채 텅 비어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에 따라 남 지사는 “대한민국을 위해 리더십을 회복시켜야 한다”며 “최소한의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우병우 수석 등 청와대 비서진을 모두 경질하고 빠르게 새 진용을 갖추는 한편, 새누리당 역시 하루라도 빨리 비대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비대위원장과 비대위가 국가 리더십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지사의 요구처럼 향후 비대위가 구성될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은 자연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정국을 수습하는 방안도 있지만, 박 대통령 및 친박계에 비판적인 여론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비박계 하태경 의원 역시 “최순실 사건과 함께 정부와 당까지 패닉 상태가 되면서 사실상 무정부상태로 빠져들고 있다”며 이런 분석에 힘을 보탰다. 하 의원은 “정국안정화와 민심 수습을 위한 특단의 혁신 대책이 필요한데 새누리당 지도부는 헛발질만 하고 존재감이 없다”며 “국정안정과 민심 수습을 위한 비상 의원총회가 즉각 개최돼야 하며, 지도부가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타개해 나갈지 대책을 제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의원은 특히 “지도부가 대안을 내놓을 수 없다면 자신들의 거취에 대한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며 이 대표를 비롯한 '친박 지도부'의 사퇴 요구까지 분출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 외에도 비박계 이종구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 출연해 “현재의 친박 지도부가 너무 청와대를 추종한다”며 “필요하다고 하면 사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한편, ‘최순실 사태’에 대한 특검 도입까지 요구하며 전면적인 쇄신 물결 조성에 나선 비박계와는 달리, 친박계는 최근 침묵을 유지하는 상태다.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내용을 파악 중에 있다”며 “사안에 대해 내용을 파악하는 대로 문제가 있다면 단호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대응이다.

이 대표는 반면 ‘여당 내의 특검 도입 요구’와 ‘집권 여당 대표로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대표는 또 박 대통령의 해명에 앞서 “(나 역시 연설문을 준비할 때) 언론인들의 이야기도 듣고, 문학인들 이야기도 듣고, 완전 일반인들, 상인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또 친구 이야기도 듣고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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