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CEO 칼럼]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
뉴스종합| 2016-11-07 11:02
‘문샷(moonshot)’은 달에 가는 것을 뜻한다. 최근 벤처업계에서 회자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이다. 달에 갈만큼 큰 생각을 가지고 비즈니스를 해보자는 말이다. 화성에 가는 프로젝트도 ‘문샷씽킹’의 확장판이라고 할 수 있다.

‘문샷씽킹’ 같은 큰 혁신을 이야기할 때 종종 나오는 말이 “10%의 개선보다 100%의 혁신이 더 쉽다”는 것이다. 즉, 구 패러다임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보다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는 혁신이 더 빠를 수 있다는 말이다.

저금리 시대가 정착되고 있는 이 시대에 큰 부가가치를 일으킬만한 일도 줄고 있다. 역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시대가 ‘문샷’같은 큰 프로젝트를 갈망하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세상의 성장동력을 유지할 대형 프로젝트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물질의 풍요를 넘어 ‘소통’과 ‘연결’이 더욱 중요한 사회가 되었다. 단시간에 세계 최고 기업 수준으로 우뚝 선 페이스북의 성공요인은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읽었기 때문이다. 인류를 네트워크로 엮어내는 발상은 소통과 연결 시대의 ‘문샷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과거 개발 시대에 했던 엄청난 투자 없이 사고의 전환만으로 문샷에 성공한 것이다.

세상은 연결에서 초 연결 시대로 바뀌고 있다. PC에서 모바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졌다. 패러다임이 바뀔 때 문제가 되는 것은 낡은 제도에서 만들어진 규제다. 초 연결시대 진입의 사례로 언급되는 핀테크 역시 대출규제 이야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래의 사고를 대비한 규제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근원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규제와 관련해 생각해 볼 것이 ‘누가 문제를 풀어갈 것이냐’는 논의다. 우리나라는 이해당사자 간에 풀어야 할 문제를 국가가 개입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정책에 의한 규제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최소한의 규제를 바탕으로 당사자가 합의 하에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율의 공간을 열어놓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자동차 운전이 좋은 사례다. 도로 위는 위험하다. 그래서 자동차 면허가 있다. 하지만 면허를 위해 과한 규제를 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도로의 위험성을 면허제도만으로 커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동차 보험이 필요한 이유다. 개개인의 도로접근을 강한 면허로 규제하기 보다는 적절한 면허로 규제하고 보험이라는 장치를 통해 보완한다. 국가가 직접 개입하는 대신 당사자간의 해결의 폭을 넓힌 사례다.

모든 문제를 당장 해결하기는 어렵겠지만 최근 큰 쟁점이 되는 핀테크부터라도 자동차보험 같은 간접규제를 통해서 당사자 해결의 폭을 넓혀나갔으면 한다. 운영과정에 예상되는 위험을 강한 제한보다는 해당 과정과 관련한 이해당사자의 책임 폭을 넓혀서 해결하자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문샷’처럼 큰 프로젝트가 최근에 와서 보기 힘든 이유가 혹시 과한 규제 때문이지 않은가 생각해본 적이 있다. 모든 관계자가 도와줘도 힘든 것이 ‘문샷’ 프로젝트의 성공일 텐데 규제가 많아서는 힘들지 않을까? 사회 문화와 제도가 국가 중심 규제보다는 당사자주의로 이동해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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