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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유병규 산업연구원 원장] 한국경제 2017년 3대 하방 위험요인
뉴스종합| 2016-12-05 11:01
한국경제는 2017년 새해에도 힘겨운 한해가 될 것으로 걱정된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급격히 변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양상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일 먼저 수출환경이 녹녹치 않을 전망이다. 일단 주요업종의 글로벌 공급과잉 상태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철강은 중국과 신흥국들의 초과설비 보유 등으로, 조선 역시 설비와 선복과잉으로, 가전·정보통신기기·정유 등은 중국업체들의 세계시장 진출 확대 등으로 공급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과잉 속에서 글로벌 경쟁은 보다 치열해져 수출단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이에더해 국내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점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다. 현재 거론되는 한미 FTA 재협상, 반덤핑과 상계관세 제소 증대, 지재권과 안전규제 강화 등이 현실화되면 자동차, 철강, 정유, 정보통신기기와 같은 주요 수출업종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진다. 한국의 제일수출국인 중국의 빠른 경제구조 변화 역시 수출경기 부진의 원인이 된다. 중국의 경제성장세는 둔화되는 반면 주요업종의 경쟁력은 강화되고 있어 국내업체들의 중국 내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판이다.

다음으로 염려되는 경기 하방요인은 내수절벽 현상이 새해에 깊어질 가능성이 큰 점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경제는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경기가 활성화되어 그나마 2%대의 성장률을 유지했다. 새해에는 건설시장의 수급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금리 조건이 악화될 개연성이 크다. 미국에서 정책금리 인상과 함께 재정악화 등으로 시장금리마저 올라가면 국내금리도 상승압력을 받게된다. 금리상승은 가계부채 상환부담 가중 등으로 부동산 수요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부도 수도권 등 일부지역의 부동산시장 과열양상을 완화하려는 정책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부동산경기가 둔화되면 투자와 소비 여건도 악화된다.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소득조건이 열악해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해에 대선 등으로 정치사회적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지게되면 투자와 소비의욕은 더더욱 약화될 것이다.

세번째로 가장 큰 하방요인이 될 것이라 심려되는 점은 기업활력을 잃는 것이다.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활성화를 추진하는 핵심주체는 누가 뭐라해도 기업들이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고용을 늘려 소득여건을 개선해야 수출경쟁력이 올라가고 내수경기도 살아난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된 트럼프의 핵심적인 경제정책도 기업의 투자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데 있다. 법인세를 대폭 낮추고 기업활동을 억제하는 제반 규제를 대대적으로 푼다는 것이 트럼프노믹스의 골자다. 미국의 주요 무역대상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높인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도 알고보면 다 미국 기업들의 기를 살려주려는 의도다. 한국의 정치사회 정세는 지금 기업의 기를 살려주기는커녕 오히려 기를 꺽는 쪽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다. 대형 정치사건으로 인해 반기업 정서가 높아지고 법인세를 인상하며 경제민주화 명목으로 기업활동을 규제하려는 경향이 드세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투자를 자국에 유치하려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저성장 시대에 왕성한 기업활동이 사그라들수록 성장잠재력과 경기활력은 급속히 떨어지기 마련이다. 내년 경제실적은 향후 5년의 경제흐름을 결정하고 한국경제의 재도약 여부를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시금석이 된다. 새해 경제실적이 양호하면 이를 바탕으로 다음 정부의 경제운영이 그만큼 수월해지는 까닭이다. 정치권이 경제활성화에 보다 더욱 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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