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계좌통합관리서비스 사용해보니.. 본인 인증 이중(二重)으로 ‘복잡’
뉴스종합| 2016-12-10 07:01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자신의 계좌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계좌통합관리서비스(어카운트인포)가 지난 9일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비활동 계좌수는 1억개. 이는 전체 개인 계좌의 44.7%에 이른다. 기자 역시 어떤 은행에 얼만큼의 계좌가 있는지 모를 정도로 여러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사람들 중에 하나다 보니 이 서비스의 시행을 은근히 기다려왔다. 이에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에 직접 들어가 실제 이 서비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들여다봤다.

기자가 어카운트인포 홈페이지에 들어간 건 시행 첫날인 9일 오후 4시께. 홈페이지 주소(www.accountinfo.or.kr)를 치니 바로 접속이 안되고 다른 주소(www.payinfo.or.kr/account.html)로 접속이 됐다. 조금 이상하기는 했지만, 유사 홈페이지는 아닌 것 같았다.

사람이 붐비지 않을 시간을 선택해 접속한 것이었건만, 예상 외로 접속하는 사람이 많았다. 홈페이지에 접속을 하면 접속 대기 순서와 대기 시간이 화면에 뜨는데, 기자가 접속했을 때는 4500여 번째로 20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떴다.

20여분 만에 겨우 접속한 기자는 우선 로그인을 했다. 로그인을 해야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그인을 하기 전부터 개인정보 수집, 제3자에게 개인정보 제공 등 여러 동의 절차를 거쳐야 했다.

로그인 방법은 공인인증서로 하는 방법 밖에 없었다. 당초 취재 과정에서 들었을 때는 공인인증서나 휴대폰 인증 중 하나를 선택해 로그인을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방침이 바뀐 모양이다. 공인인증서가 없거나 휴대폰에만 있는 사람이라면 컴퓨터에 공인인증서를 다운받아야 홈페이지 이용이 가능할 것 같았다.

공인인증서 로그인으로 절차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다시 이동통신사나 거래은행 등을 통해 본인 인증을 한번 더 해야 했다. 인터넷은행 거래보다 더 복잡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통사든, 은행을 통하든 본인인증을 하려면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후 보안번호를 받아 3분 내 입력하는 등 방법은 같았다.

로그인을 하니 계좌 통합관리 뿐아니라 자동이체 통합관리 배너도 있었다. 아마도 통합관리 서비스를 금융계좌 관리 뿐아니라 자동이체나 어음교환, 지로 업무 등으로 확대하려는 듯 보였다. 특히 금융결제원 홈페이지와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해 이곳의 서비스도 쉽게 받을 수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메인 서비스인 계좌 통합관리 서비스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우선 시중은행 16개만 참여하다보니 증권이나 보험연결 계좌는 보이지 않았다. 순수 은행계좌더라도 당장 해지가 힘든 신탁계좌나 보안계좌 역시 확인할 수 없었다. 심지어 씨티은행은 보통 계좌도 아직 서비스가 되지 않았다.

휴면 계좌 해지는 다소 쉬웠다. 검색된 계좌에 상세조회를 누르면 계좌가 언제 어느 지점에서 개설됐는지, 잔고가 얼마인지 등 관련 정보가 나오고, 맨 오른쪽에 ‘잔고이전 해지’라는 빨간 버튼이 나온다. 이 버튼을 누르면 잔고가 있을 경우 다른계좌로 이체할 것인지 아니면 서민금융진흥원에 기부할 것인지 여부를 선택하면 된다.

둘 중 어떤 버튼을 누르든 다시 공인인증서로 인증을 받은 후 향후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계좌 비밀번호를 몰라도 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했지만, 요즘 공인인증서 비밀번호가 12자리 이상 영문과 특수문자를 혼용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비밀번호 네자리보다 다소 번거롭다는 생각이다.

또 은행에 잔액을 이체하려면 은행명 선택 후 계좌번호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 역시 요즘 인터넷뱅킹에서 흔히 할 수 있는 내 계좌 조회가 안돼 계좌번호를 일일히 입력해야 한다. 금융당국이 홍보한 것처럼 원클릭으로 계좌정보 확인이나 휴면계좌 해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셈이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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