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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광장-이재출 한국무역협회 전무]변화가 가장 안전한 생존전략이다
뉴스종합| 2017-01-02 11:29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어제가 별 날이 아니고 오늘도 별 날이 아니지만,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지난해와 새해로 구분한다. 그리고 새해는 새로운 다짐과 희망을 꿈꾸게 한다는 점에서 큰 축복이다. 지난 해 좋지 않았던 기억은 다 잊어버리고 어둠을 밝히는 붉은 닭의 정기를 받아 새로운 시작을 할 때이다.

다사다난하다는 말이 이처럼 딱 들어맞았던 적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작년에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전 세계적으로 속출했다. 매년 불확실성의 강도가 더해가는 것을 체감하면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대변혁기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하는가 고민이 깊어진다.

산업화의 역사가 짧은 우리와는 달리 서구에는 몇 세기에 걸쳐 살아남으며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장수기업들이 많다. 프랑스의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1836년 주조공장으로 시작했으나 세계대전을 거치며 군수산업, 중장비 생산업체로 크게 성장했고 종전 이후 군수산업이 불황에 빠지자 주력업종을 버리고 철강, 선박으로 과감히 전환했다. 80년대에는 굴뚝 산업에서 벗어나 전력 자동화 및 제어 기업으로 대대적인 혁신을 시행하였고 90년대에는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출하여 에너지 제어 관리 분야로 사업의 영역을 확장하며 3세기에 걸쳐 높은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에디슨이 세운 GE는 1896년 다우존스에 편입되어 현재까지 유일하게 살아남은 기업으로 전구, 가전에 전체 사업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자기업이었으나 2000년대 금융, 기술인프라, 에너지 인프라, 전자 등으로 사업이 다각화되었고 최근에는 디지털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창업자 에디슨 이후 138년간 가지고 있던 가전부문을 매각하고 제조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산업 인터넷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두 기업이 수많은 기업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와중에도 오랜 시간동안 경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첫째 세상의 흐름을 꿰뚫는 통찰력이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다음 시대를 먼저 읽고 시대가 쫒아오기를 기다려라’며 미래를 보는 혜안이 기업가에게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둘째, 세상의 변화를 읽었다고 모두가 적응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미래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주력 산업을 포기할 정도로 강력한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결단과 실행이 있어야 한다. 슈나이더와 GE의 변신은 단순히 사업을 조금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하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주력업종을 과감히 정리하는 혁신에 가까운 변화였다. 한때 MP3 시장을 주도했던 아이리버나 2G폰 강자 노키아의 사례에서 현재에 매몰되어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는 것이 어떤 혹독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이미 우리가 목격했던 것처럼, 당장의 혁신과 변화는 많은 고통을 가져오지만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미래를 꿰뚫는 통찰력, 혁신을 통한 변화. 이것이 가능케 하는 것을 우리는 글로벌 기업가정신이라 부른다. 경쟁국가, 경쟁기업의 변화를 통찰하고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새로운 업종, 제품을 찾고자 하는 글로벌 기업가정신이야말로 침체에 빠져 있는 한국경제가 활력을 찾기 위한 거의 유일한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산업과 기술간 경계가 무너지고 기존 질서가 붕괴되는 지금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는 선택이 아닌 개인, 기업, 사회, 정부 등 모든 분야에서 거스를 수 없는 명제가 되고 있다. 포드 자동차의 창업주인 헨리포드는 ‘이 나라에서 우리가 아는 유일한 안정성은 변화뿐이다’는 역설적인 말로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 한해 우리 사회 곳곳에 글로벌 기업가정신이 확산되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새롭게 도약하는 희망찬 정유년이 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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