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한밤 서울 눈폭탄 ②] 밤새 쏟아진 눈…미세먼지 섞여 해롭지 않을까?
뉴스종합| 2017-01-20 07:53
-중국발 오염물질 섞이며 ‘산성눈’ 만들어져
-“국내 잔류 미세먼지 눈에 달라붙어 건강에는 악영향”
-“22일부터 다시 중국발 미세먼지 농도 짙어질 듯”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기상청이 20일 오전을 기해 중부지방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수도권 출근길에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중국발 스모그로 몸살을 앓던 서울 하늘에 눈이 내리면서 일부 시민들은 쌓인 혹시 눈에 미세먼지가 섞여 건강에 해로운 게 아니냐는 걱정까지 했다.

기상청은 20일 오전부터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지방에 대설특보를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발해만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 상에서 눈구름을 만들어 한반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눈을 내리고 있다”며 “오전 6시 기준 백령도에 11.6㎝, 서울에 6㎝의 눈이 쌓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번 눈은 저기압이 동해 쪽으로 통과하면서 오후에는 대부분 그칠 것으로 예보됐다. 그러나 전날까지 쌓여 있던 미세먼지가 눈과 섞여 내리면서 시민들은 건강에 해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원 전모(29ㆍ여) 씨는 “산성눈이 산성비보다 더 안 좋다는 얘기를 들고 우산을 챙겨왔다”며 “어제 온종일 하늘을 가렸던 미세먼지가 그대로 눈이 돼 내린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오전 미세먼지 농도는 전날 중국에서 들어온 오염물질이 한반도에 남으면서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까지 중국에서 날아온 오염물질이 국내에 잔류하며 20일 오전까지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며 “그러나 오후에는 대기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전국적으로 ‘보통’ 수준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전날 밤부터 내리던 눈에 대해서는 “밤사이 미세먼지 농도가 많이 흩어져 전날과 같이 오염물질 농도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대기 중에 잔류해있는 미세먼지가 눈에 붙기 때문에 직접 맞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은 상태에서 내리는 눈에는 중금속 등 각종 오염물질이 섞여 있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에는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질소산화물 같은 유해성분이 많아 피부와 호흡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눈에 미세먼지가 섞여 내리면 눈의 산성도가 높아지는 이른바 ‘산성눈’이 만들어진다”며 “눈은 비와 달리 내리는 속도가 느려 오염물질이 잘 흡착해 산성비보다도 산성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산성눈’ 걱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오는 일요일 즈음에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찾아오면서 다시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주말 새 또 눈 소식이 예고돼 있어 오염물질이 눈 속에 섞여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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