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기업을 보는 시선에 대한 시선
기사입력 2017-02-01 11:02 작게 크게

기업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을 보는 시각이 선악(善惡 )까지 나가면 안된다. 기업의 이익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이라고 등치시킬 순 없다. 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의 대부분은 기업이 해결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익숙한 ‘반(反)기업 정서’란 용어 자체가 거칠게 느껴지는 이유다. ‘GM에 좋은 게 미국에 좋다’란 말이 21세기 한국에 강요될 순 없다고 해도, 기업의 역할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기업활동에 반(反)이란 용어가 붙으면 안되는 까닭이다.

설연휴 서울 곳곳에 여러 정당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렸다. 조기대선을 앞둔 선전문구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한 정당은 재계총수의 구속촉구 현수막에 내걸었다. 덕담이 오가야 할 설날에 특정인의 구속운운은 어색하기 그지 없다. 경제인 사법처리를 놓고 ‘촛불’과 ‘태극기’ 의견이 엇갈린다. 세대갈등까지 노정하며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청와대를 향하던 촛불의 행렬은 광화문 주변 기업 앞에 당도, ‘촛불구속영장 선고문’이 낭독되고 있다.

광장의 반기업 분위기는 여의도로 넘어오고 있다. 특정 재계총수 이름을 딴 자극적인 명칭의 법안이 발의되고, 시장경제를 거슬리는 법안이 속속 제출되고 있다. 대선을 앞둔 포퓰리즘이라고 넘어갈 상황만은 아니다.

국정농단 스캔들이 반기업정서로 확산되고 있는 데다, 대선까지 겹치면서 올해 내내 기업들은 따가운 시선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듯 하다. 국제적인 비교를 해봐도 한국인들의 반기업정서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컨설팅 업체인 액센추어가 2001년 22개국 CEO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인 CEO 70%가 반기업 정서를 실감한다고 응답했다. 조사대상 국가중 가장 높았고, 대만(18%)의 네배나 됐다. 2012년 유럽집행위원회(EC)에서 27개 회원국과 주요국 기업가에 대한 호불호 조사결과도 마찬가지였다. 기업가에 대한 반감이 불가리아 다음으로 높았고, 일본의 2.5배나 됐다. 지난해 11월 세계기업가정신발전기구가 발표한 2017년 세계 기업가정신 지수도 OECD 34개국중 23위에 그쳤다.

한국민들의 기업에 대한 적대감은 ‘세계적 수준’이다. 압축성장과정에서 폐해를 반기업 정서의 근인(根因)으로 꼽지만,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고 경제민주화도 진전된 마당엔 합리적 설명은 아니다. 일부 기업인들에 대한 반발정서가 반기업정서로 표출된다는 해석도 있다. 이 역시 한국이 세계 최고수준의 반기업 정서 보유국(?)에 대한 해석으론 부족하다.

하지만 반기업 정서가 널리 퍼지고 있는 시즌에도, 기업들은 꿋꿋하게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갤노트7 쇼크에도 작년 4분기 삼성전자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주가는 200만원대에 올라섰다. SK는 연초부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고, SK와 LG간 빅딜도 이뤄졌다.

‘트럼프 10일’은 드라마보다 스펙터클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반기업 정서로 보호무역주의라는 파고를 넘어갈 순 없다. 기업인에 대한 공정한 사법처리는 필요하다. 하지만 반기업정서가 과하게 흘러선 안된다.

응원이 어렵다면, 적어도 브레이크는 필요한 때다.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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