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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복면가왕과 대선주자들
기사입력 2017-02-07 11:01 작게 크게

MBC 예능 ‘복면가왕’의 흥행요소는 반전이다. ‘칼 군무’만 잘 하는 줄 알았던 아이돌이 ‘깜짝 가창력’으로 시청자들을 놀래킨다. 유명 가수가 배우에게 덜미를 잡히며 체면을 구긴다. 언더그라운드 가수가 고음 끝판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발라드 가수가 댄스곡을 멋지게 소화하는, 장르 파괴의 신선함으로 관중을 혼미케 한다.

19대 대선의 무대에 오른 주자들도 복면가왕 처럼 반전의 묘미를 주는 사람이 꽤 있다. ‘보수의 기대주’ 반기문은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UN사무총장 계급장을 떼고 무대에 서니 음정과 박자, 리듬감, 가사 전달력이 모두 흔들렸다. 관객의 냉철한 검증을 견딜 배짱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코러스(보수 세력의 연대ㆍ지원)가 엉망이어서 그랬다며 남탓을 했다.

안희정은 문재인의 페이스메이커로 적당히 뛰다 말줄 알았는데 딴판이다. 친노ㆍ친문들이 즐겨쓰는 창법과는 다른 자신만의 목소리로 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노태우의 토지공개념, 이명박의 녹색성장, 박근혜의 창조경제 등 보수의 창법이라도 발전적으로 이어가겠단다. 새로운 미래를 열려면 새누리당과도 어깨동무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목에선 두성까지 써가며 옥타브를 끌어올린다. 사드(高고도미사일) 도입을 이제와 백지화할 수 없다며 안정된 음정을 뽐낸다. 50~60대 장년층이 다시 봤다며 그에게 연신 버튼을 누른다.

이재명은 ‘촛불 무대’에서 프랑스혁명을 다룬 레미제라블의 테마곡 같은 격정적 노래로 청년층의 지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분노의 광장이 아닌 민생의 무대에서 부르는 후속곡은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벌어놓은 점수가 반토막났다.

황교안은 아직 무대에 오르지도 않았는데 옛 노래를 즐겨듣는 장노년층의 러브콜이 몰리고 있다. 반기문의 중도하차 반사이익에 대통령 권한대행 프리미엄까지 얹어지자 순위가 2위까지 뛰었다. 지금은 혼자만 들리는 ‘소이부답’ (笑而不答))으로 흥얼거리고 있지만 본 무대에 오르면 학도호국단 연대장 때의 우렁찬 목소리를 뽐낼 거란다. 당대의 관상가도 그가 목소리까지 갖춘 귀상이라 했다지 않은가. 다만 박근혜와 듀엣 전력이 족쇄다.

안철수는 과거의 유약한 이미지를 벗으려 강철수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전 ‘새 정치’ 무대에 실망한 중장년층이 뒤돌아 서 있다.

편견을 걷어내고 계급장을 뗀다고 하지만 복면가왕은 가창력있는 기존 가수에게 유리한 무대다. 가왕에 오른 가수의 면면을 보라. 김연우, 거미, 더원…. 되리라는 사람이 그 자리에 올랐다. 그럼 문재인은 이런 결말을 따라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지금처럼 노무현이 불렀던 노래(반칙과 특권없는 사회, 재벌개혁, 국가 대개조)를 리바이벌하는 것으로는 안된다. 오디션장의 심사위원들이 늘상 얘기하는 것처럼 자신만의 매력으로 자기 노래를 불러야 한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도 좋지만 지금 관객들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는 ‘일자리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다. 문재인이 문제 제기형이 아닌 문제 해결형이 될 때 대세론은 비로소 해피엔딩이 될 것이다. m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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