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정치권 헌재결정 승복 대선주자도 합세해야 의미
뉴스종합| 2017-02-14 11:16
정치권이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승복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반갑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13일 정세균 국회의장과 함께 한 자리에서 탄핵심판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약속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박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이른바 촛불과 태극기 세력으로 갈라져 상반된 의견이 충돌해왔다. 헌재 결정이 가까워지면서 그 양상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어느 쪽이든 자신들의 신념에 반하는 결정이 내려지면 격렬한 불복종 운동에 나설지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될 정도였다. 이처럼 사회적 혼란이 점차 커지는 시점에 정치권이 헌재 결정에 승복을 약속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헌재 결정 승복’을 다행스럽게 여겨야 하는 작금의 현실이 참담하고 부끄럽다. 헌재의 권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존중돼야 하며 그 결정에 따라야 하는 것은 상식이고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그런데도 국회의장 입회 아래 여야 각당 원내대표들이 모여 공개적으로 약속을 했다. 그만큼 헌법 질서 준수 의식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그게 한국 사회와 정치권의 현 주소인 셈이다.

일단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안전판은 확보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헌재 결정 이후 국론 분열과 사회 혼란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는다. 지난 주말 서울 광화문과 시청 앞 광장에서 대대적으로 열린 탄핵 반대와 찬성 집회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쪽 저쪽 할 것 없이 자극적 구호가 난무하고 가짜 뉴스까지 등장했다. SNS 상에는 헌재 결정에 관한 근거없는 낭설이 무차별 유포되고, 재판관 실명과 얼굴까지 내걸렸다. 갈등을 조정해야 할 여야 정당들이 오히려 노골적으로 개입하는가 하면 일부 대선주자들까지 가세해 군중들을 자극했다. 이러니 정치권이 아무리 약속을 했더라도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탄핵정국이 길어지면서 국정 운영은 심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 청년실업에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구제역과 AI, 북한의 미사일도발 등 난제가 수두룩하지만 이를 진두지휘할 사령탑은 사실상 부재중이다. 이런 혼란을 조기에 매듭지을 수 있는 건 헌재 결정에 절대 따르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5월이든 12월이든 대선을 치르고 차기 정권이 들어서야 비로소 나라가 정상 궤도에 들어서게 된다. 결국 각 당 대선주자들이 공개적으로 헌재 결정 승복을천명해야 한다. 그게 헌재 결정 이후 혼란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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