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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광장-김상복 한국코창수퍼비전아카데미 대표]부모리더십의 5가지 출발점
뉴스종합| 2017-02-16 11:31
우리들 대부분은 가족 둥지에서 청소년기를 거처 초기 성인기까지 머물지만 가족관계가 각자의 삶에 주는 영향력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변했다. 가족 둥지가 휴식의 거처, 에너지 충전소이기 보다는 조금 익숙한 관계일 뿐 낯선 타인들의 집합소와 다르지 않다. 공유하고 있는 것은 장소일 뿐, 낮 동안의 일을 나누기는 매우 힘겹다. 오히려 각각 SNS로 다른 세계와 더 긴밀하고, 드라마를 통해 각자의 감정과 판타지를 즐기는 것이 더 행복하기 때문이다.

변화된 가족 문화 속에서 부모와 자녀 모두를 위한 ‘부모 리더십’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 따듯한 응시(凝視), 일관되고 조용한 감탄, 넘치지 않는 격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사이 적절함, 이렇듯 4가지만으로 과연 충분한가? 살면서 부모 되기는 수 많은 ‘되기’ 중에서도 가장 힘겨운 과정이다. 무엇보다도 미리 가봤던 사람들의 교훈이 거의 실질적인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지금 내 자녀가 경험하고 반응하는 태도는 언제나 새로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역기능적 가족은 논외로 한다고 해도, 성장과정에서 가족생활을 통해 기대하는 것이 있다. 자녀는 부모와 함께 발달단계를 거치며 다양한 갈등과 돌봄을 통해 삶의 기초 체력을 형성 한다. 부모자녀는 의사소통, 감정관리, 힘겨루기와 협상, 가치 충돌을 주고 받으며 인격을 갖춰 간다. 두말 할 것 없이 이런 경험은 그대로 사회생활이나 사회관계로 확대되고 응용된다. 가정에서의 경험과 지혜가 곧 사회 생활과 힘을 위한 훈련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가족관계는 이러한 양육과 훈련기능은 극도로 약화되었다.

가족 안에서의 부정적 경험과 소외, 관계의 단절, 갈등과 대립 경험이 더 많고 그런 외상이 오히려 각자의 사회 생활과 대인관계 패턴을 지배한다. 뿐만 아니라 부모 인격의 신경증, 정신증적인 요인이 품어내는 공격성이나 고립화 성향이 그대로 자녀 삶과 몸의 구성물이 된다. 자폐 스펙트럼을 보이는 아동의 증가, 알렉시티미아와 같은 감정공감불능증 증세를 갖는 청소년, 경제적 능력에도 자립기를 연장하며 안전지대에 머물고 있는 청년 등이 그 결과로 보인다. 가족 구조 안에 이런 인격을 만들어 내는 독성(毒性)이 있는 건 아닌가?

행복을 예감 할 수 없는 미래절벽 사회를 보며 부모 리더십에 추가사항은 무엇인가? 내 삶의 미해결 과제나 독성 감염을 방지할 최소한의 추가 조치는 무엇인가? 답을 찾기 위해서라도 답에 매달리지 말고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갖고 있는 잠재 역량을 온존히 보존하고 자신이 필요할 때 그것을 적절히 꺼내 쓸 수 있는 그런 자녀이길 원하는가? 아니면 강철처럼 즐기 차게 살아온 부모의 어깨를 내어 줄 용의가 있으니 이를 밟고 올라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훨훨 날라 가길 원하는가? 자녀를 위해서라면 녹슨 강철이 될 용의가 있으니 목마르면 내 몸의 녹물을 먹고라도 용(龍)이 되어 주길 원하는가? 나도 홀로 여기까지 왔으니 이제는 떨어져 너도 홀로 가야 하지 않는가, 그러니 더 이상 내 삶에 매달리지 않길 원하는가?

부모 리더십은 즉각 부모로서 살아온 삶의 진동(振動)과 그것이 만들어 내는 여운(餘韻)과 접촉하게 한다. 예를 하나 든다면 사회적 욕구가 좌절된 부모가 자녀에게 너무 많은 요구를 하게 되면 자녀는 부족감에 시달리며 ‘부모 능가하기’를 삶의 근육에 심게 된다. 결국 절망감과 전능감의 진동이 큰 생활 리듬과 감정역동을 갖고 만다. 이런 리더는 필요할 때 자신의 잠재력을 활용하는데 미숙하다.

그렇다면 부모 리더십에 필요한 마지막 한가지는 부모로서 내 삶의 진동과 여운을 관리해야 만얻을 수 있는 너무 진하지 않은 향기(香氣)이다. 이렇게 증류된 향기만이 독성을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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