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영화같은 김정남 암살장면…독극물 살포→손수건으로 덮어
뉴스종합| 2017-02-17 07:18
-여성 용의자 2명과 남자친구 1명 체포
-공모한 4명은 현지 추적중


[헤럴드경제=이슈섹션] 지난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암살 사건에서 용의자들의 치밀한 살해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

17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체포된 용의자들은 공항 출국장에서 김정남에게 독극물을 뿌린 뒤 손수건으로 얼굴을 10초 동안 눌렀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김정남이 독극물을 토하면 사망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공항에서 승객들에게 스프레이로 장난 치자’는 제의로 스프레이를 뿌렸을 뿐이라는 용의자의 진술이 거짓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16일(현지시간) 피살된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인도하겠다고 발표한 뒤 주말레이시아 북한대사관 앞에 취재진 수십명이 몰려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용의자들은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

순간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김정남은 호흡 곤란 등 불편함을 호소했다. 결국 공항 직원의 도움으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현지 경찰은 조사 결과 범행에 나선 여성 용의자 2명이 각각 베트남 국적과 인도네시아 국적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여성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일해온 이혼녀로 알려졌으며, 남자친구인 말레이시아 남성과 함께 체포됐다.

이 때문에 이들이 북한 측 사주로 청부살인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제3의 외국인들이 범행에 나선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제사회의 비난을 일단 피하게 됐다.

현지 경찰은 여성 2명이 말레이시아 여권을 소지한 남성 등 다른 4명의 지시를 받고 범행에 나섰다는 점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한 측의 사주에 의한 범행이라면 북한 측이 김정남 암살을 위해 제3국 용의자들을 팀 단위로 물색해 용의주도하게 준비했음도 드러나게 된다.

현지 언론은 경찰이 암살 용의자들은 북한으로 의심되는 ‘한 국가’에 고용돼 암살을 모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앞서 지난 15일 오전 9시쯤 첫 번째 여성 용의자 도안 티 흐엉을 체포했다.

흐엉이 체포 당시 소지하고 있던 베트남 여권에 따르면 1988년 5월31일 베트남 북부 도시 남딘에서 태어났다.

16일 체포된 두 번째 여성 용의자는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권상 이름은 시티 아이샤, 생년월일은 1992년 2월 11일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도 현지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이 자국민이 맞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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