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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2017-02-17 11:18
▶아버지 형이상학(박찬일 지음, 예술가)= “별 하나가 몰락할 때 별자리 하나가 몰락한다. 별자리 하나가 몰락할 때 하늘 한 켠이 흔들린다. 하늘 한 켠이 흔들릴 때 하늘 전반에 금이 간다”(하늘의 별자리와 따의 별자리) 시가 사유한다는 건 맞지 않다. 시의 언어는 논리를 넘어선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는 직관으로 안다. 시가 보편성에 도달하는 통로다. 박찬일 시인의 ‘아버지 형이상학’은 바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존재, 아버지의 상실을 슬퍼하고 사유한 시다. ‘죽음에 대한 사색’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시들은 죽음의 순간까지도 명료하고자 하는 강한 실존의 탐구로 이어지고 있다. 시집 해설을 쓴 박순영 철학과 명예교수는 “시인은 다른 측면의 세계를 보여주려고” 애쓰며, 그 다른 세계의 시선을 통해 세계를 경험하도록 이끈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기(김지연 지음, 페이퍼로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물인터넷(loT)은 주요 흐름 중 하나이지만 붐이 일었던 2,3년전에 비해 지금은 언제 그랬냐 싶게 관심이 뚝 떨어졌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28년간 IT 기술연구개발에 참여해온 김지연 박사는 조용한 듯 보이지만 총성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그 이면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사물인터넷이 패러다임을 바꾸는 생활혁명에 다다르려면 표준화작업이 필수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 플랫폼의 호환성이 이뤄지지 않으면 사물인터넷은 장난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는 서너개의 그룹으로 나눠 표준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물인터넷의 보안은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이런 가운데 사물인터넷 시장은 매년 17%씩 성장해 2020년에는 1조7000달러(199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저자는 아마존, 구글, 애플 등 사물인터넷 시대의 패권을 노리는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현실화하는 스마트카의 과제, 수술용 로봇과 드론 등 우리 생활주변에 어떤 변화가 일고 있는지 알기쉽게 들려준다.

▶아주 오래된 서점(가쿠타 미츠요·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이지수 옮김, 문학동네)= 일본 장서가로 유명한 오카자키 다케시가 헌책 도장(道場)을 열고 헌책도를 깨우치고자 찾아온 소설가 가쿠다 미쓰요에게 책과 서점에 대한 다양한 길과 기술을 가르치는 내용을 흥미롭게 담았다. 그가 처음 들어간 곳은 어린이책ㆍ그림책 전문인 로코 책방. 그는 쇼와 30,40년대 이야기 그림책과 미니어처북에 푹 빠져든다. 건물 전체가 헌책방인 미와 책방, 쇼와시대 순진한 19금책들을 발견한 긴토토문고 등 저자는 점차 발견의 재미에 빠져든다. ‘헌책방의 미래형’으로 지목된 차도 마실 수 있는 급진적인 가게가 모여있는 다이칸야마와 시부야의 책방들, 학생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와세다 헌책 거리 등 헌책방 순례는 책의 가치를 알아가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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