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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집 전세, 헌 집 매매가 추월한다
부동산| 2017-02-20 09:12
입주 5년내 vs. 10년 이상
전용 84㎡기준 상승폭 2배
강남發 고분양가 논란 여전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전국 아파트의 분양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새집과 헌집의 가격 차이가 커지고 있다. 평면의 혁신과 짜임새 있는 단지 구성 등으로 이른바 ‘새 아파트 신드롬’에 실수요자의 관심이 커져서다. 새 아파트 전세가가 헌 아파트 매매가를 앞지르는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20일 부동산인포가 국토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 5년 이내 아파트(전용 84㎡ 기준) 매매가는 지난 2014년 5억원에서 지난해 6억7000만원으로 2년 새 33% 상승했다. 지어진 지 10년이 넘은 아파트가 같은 기간 15%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신규 분양물량의 선호현상이 짙어지면서 새 아파트와 재고아파트의 가격차는 2014년 7000만원에서 지난해 1억8000만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새 아파트 선호현상으로 입주 5년 이내 아파트와 준공 10년 초과 아파트의 집값 격차는 더욱 커졌다.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이어지면서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신림동의 한 노후 아파트 모습. [헤럴드경제DB]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새 아파트는 단열 효율을 고려한 설계로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고, 설계의 진화로 예전보다 사용 면적도 넓어졌다”며 “더 적은 비용으로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최신 설계가 적용된 커뮤니티 시설도 새 아파트 선호현상의 큰 요인”이라고 밝혔다.

전세시장에서도 새 아파트 선호는 여전했다. 대전은 입주 5년 이하 아파트의 지난해 전셋값이 2억300만원이었지만, 준공 10년 이상이 지난 아파트의 실거래가 평균은 1억8700만원이었다. 상품성의 가치가 입지와 브랜드를 뛰어넘은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0년 이상 지난 아파트 비율이 높은 지역일수록 새 아파트에 쏠리는 관심이 커진다”면서 “노후아파트의 매매가를 넘어선 전셋값의 상승세는 수요가 많을수록 가파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아파트가 거주공간에서 투자재로 변화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재에 충실히 소비를 하려는 경향이 집에 반영된다는 분석이다.


한편 고분양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11ㆍ3 부동산 대책 이후 청약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는 분위기지만, 건설사들의 가격 정책은 변함이 없다.

강남은 그 출발점이다. 실제 서초 삼호가든3차를 재건축하는 단지는 3.3㎡당 450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지난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GS건설의 ‘신반포 자이(4457만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강남구의 한 공인 관계자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으면 재력을 가진 투자자라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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