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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웨덴 테러’ 암시 발언에 스웨덴 ‘발끈’
뉴스종합| 2017-02-20 10:00
-트럼프, 연설 도중 “어젯밤 스웨덴 일 봐라”
-스웨덴 “테러 관련 어떤 사건도 알지 못해”
-주미 스웨덴 대사관, 美 국무부에 공식 질의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웨덴에서 테러가 발생했다는 암시를 담은 발언을 해 스웨덴 정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州) 멜버른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 연설 도중 중동 난민 수용 정책을 비판하면서 “우리는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우리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면서 “독일에서 일어난 일들을 봐라. 지난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을 봐라”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어 “누가 믿겠느냐? 이런 일이 스웨덴에서 일어났다고”라면서 “그들은 많은 사람(난민)들을 받아들였다. (그래서) 그들은 그동안 전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브뤼셀에서, 전 세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봐라. 니스 사건을 보고 파리 사건을 보라”면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을 우리나라에 받아들였는데 그들을 제대로 조사할 방법이 없다. 그들은 제대로 된 서류도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구체적인 내용이나 증거도 없이 ‘지난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언급한 대목이 문제가 됐다. 간밤에 스웨덴에서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는 의미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이에 카타리나 액셀슨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AP통신에 “스웨덴 정부는 테러와 관련된 어떤 중대한 사건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칼 멜린 스웨덴 경찰 대변인 역시 “테러 위협을 상향 조정할 만한 어떤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트위터에서 “스웨덴? 테러 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도대체 뭘 풍기려는 것이냐? 의문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언론 아프톤블라데트는 “트럼프 대통령님, 이것이 지난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입니다”라면서 화상을 입은 남성, 눈사태 경고 등의 소식을 나열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지난밤 스웨덴에서 일어난 일’ 이후, 이케아에서 이것이 품절됐다”면서 이케아 제품설명서를 ‘국경 장벽’으로 패러디한 게시물을 올렸다.

주미 스웨덴 대사관은 미국 국무부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를 공식으로 질의했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 힐이 전했다.

더 힐은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도 실제 일어나지도 않은 ‘볼링그린 테러’를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옹호해 비판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콘웨이 고문은 이달 초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 난민 2명이 ‘볼링그린 대참사’를 주도했는데 (언론이) 보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미 언론은 확인 결과 볼링그린 테러는 전혀 일어난 적이 없다고 전했고, 콘웨이 고문은 자신의 말실수를 인정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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