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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상법 개정안 국회 충분히 설득”… 경영권 방어도 함께 논의
뉴스종합| 2017-02-20 10:09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는 상법 개정안 처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배구조와 연관돼 있는 법안들이 많아 경영 방어권 제도 논의와 함께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상법 논의와 관련 ‘교각살우’가 될 것이라 우려했다.

유 부총리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유일호 경제부총리 초청 CEO 조찬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안을 포함한 여러 관련 규제가 강화되는 법안들은 한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추진토록 국회를 설득해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교과서에서 나오는 경영권방어 기제가 하나도 없다”며 “입법과정에서 문제를 많이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유 부총리 초청 CEO 조찬간담회에서 ‘경제여건과 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그는 또 “청탁금지법이 소비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부분이 이른바 고급 음식점들인데, 몇가지 지표상 고용 위축과 소비 위축 등이 확인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법안이 어떻게 가야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2월들어 국회에선 ‘경제민주화’를 표방한 상법 개정안이 정치권의 주요 입법 이슈로 등장한 상태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 소송제, 감사위원 별도선임, 집중투표 의무화, 자사주 처분 규제 등 기업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안들이 담겨있다. 야권은 관련 법안의 일괄 처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상의와 재계 등은 이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이날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20대 국회 개원 이후 국회에 찾아가서 참 많은 상황 설명을 드렸는데 그 결과는 580개 발의된 법안 가운데 407개 법안이 규제 법안이다”며 “교각살우가 되지 않을 까 걱정이다. 정치적 쓰나미에 휘말려 규제 법안이 한꺼번에 통과되면 성실하게 사업하시는 분들이 상황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상법 개정안 가운데엔 세계에 유례가 없는 법안도 있다. 하나하나 잘 따져야 한다”며 “전체적인 그림에선 지원법안이나 활성화 법안은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 지원 법안은 빨리 통과시켜 주시고, 규제법안은 속도를 좀 지켜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 유 부총리는 ‘4월 위기설’과 관련해선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4월 위기설’은 미국이 한국을 오는 4월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대우조선해양이 4000억원대의 회사채 상환에 실패할 경우 한국 경제 전반이 어려움에 빠질 것이란 전망을 가리킨다.

유 부총리는 ““우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환율 관찰 대상국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며 “변수에 대비해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비하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회사채 만기 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하고 나름 대응책을 세워놨다”라며 “이런 것만 갖고 우리 경제에 총체적인 위기가 온다고 말하기엔 이른 얘기”라고 덧붙였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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