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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에 빛바랜 ‘진관사 태극기’ 걸린다
뉴스종합| 2017-02-20 10:40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서울 은평구(구청장 김우영)는 제98주년 3ㆍ1절을 맞아 은평의 독립운동가인 백초월 스님 선양사업의 일환으로 관내 사찰인 진관사에서 발견된 ‘진관사 태극기’(등록문화재 제458호)를 가로기로 게양한다고 20일 밝혔다.

백초월(白初月,1878년2월17일~1944년6월29일) 스님은 경남 고성출신으로 1891년 지리산 영원사(靈源寺)로 출가한 뒤 해인사(海印寺)에서 불교 경학 공부를 마쳤다. 그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3ㆍ1 운동 당시 불교계의 독립운동을 이끈 인물이다. 1919년 4월 서울로 올라 온 스님은 중앙학림(中央學林) 내에 한국민단본부(韓國民團本部)를 조직하고 독립운동자금을 모집해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독립군에게 전달했다. 또한 비밀단체인 일심회(一心會)를 결성해 ‘한 마음이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취지 아래 불교 교리와 민족의식을 전달하는데 힘을 쏟았다. 이후 1939년 ‘용산역 낙서사건’의 배후로 3년간 옥살이를 했으며, 1944년 6월 청주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은평구가 가로기로 게양하는 ‘진관사 태극기’는 백초월 스님이 독립운동 당시 사용하고 숨겨둔 것으로 추정되는 태극기로 2009년 5월 26일 진관사 칠성각 해체와 보수 공사 도중 불단과 기둥 사이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독립운동자료들과 함께 있었다.

발견된 태극기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색이 변하고 왼쪽 윗부분이 불에 타 약간 손상되었지만 형태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었다. 가로 89㎝, 세로 70㎝ 크기로, 태극의 직경은 32㎝다. 이 태극기의 4괘는 현재의 국기와 비교하면 리ㆍ감의 위치가 바뀌어 있다. 이는 1942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회가 제정한 국기의 양식과 동일하다. 태극은 청ㆍ적색으로 현재의 국기를 뒤집어 놓은 모습이다.


‘진관사 태극기’가 게양되는 기간은 오는 27일부터 3월1일까지 3일간이다. 게양구간은 관내 주요 가로변 중 5개 구간(통일로, 은평로, 증산로, 연서로, 서오릉로)에 게양 수량은 총1360여기다. 게양방법은 태극기를 왼쪽, ‘진관사 태극기’를 오른쪽에 게양한다.

구 관계자는 “금번 진관사 태극기 가로기 게양은 3.1절을 맞아 뜻 깊은 은평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구민들에게 선사하고, 나라를 지켜낸 순국선열들께 감사의 마음을 갖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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