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반
[라이프 칼럼-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 관광산업의 미래, 자신할 수 있는가
라이프| 2017-02-22 11:16
관광산업이 호황이라 한다. 출국은 2010년 약 1200만명에서 2016년 2200만명으로, 외국인 입국자는 같은 기간 약 880만명에서 1700만명으로 늘어난 것이 근거라는 것이다.

하지만 관광 사업자들은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고 토로한다. 아울러 공무원이든 업계 종사자든, 자신있다고 말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여행업은 산업의 생태계의 핵심인 유통 즉 ‘물꼬’의 역할을 한다. ‘제조업이 1단이면 유통업은 9단’이라는 말이 있듯이 여행업을 하다보면 보면 숙박, 교통, 콘텐츠, 한류까지 연관 업종의 흥망성쇠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간 한국의 관광산업은 목이 말라야 비로소 허둥지둥 샘을 파는 갈이천정(渴而穿井)의 모습을 보여 왔던 게 사실이다. 과거 일본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층 소비를 중심으로 호황기를 보냈던 일본인 관광객 유치 방식은 여전하다. 시스템을 바꾸려 안간힘을 써도 쉽지않다. 최근 급속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 인바운드도 무슨 일이 닥치면 속수무책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단지 시장의 문제만이 아니다. 환경도 바뀌었는데 대다수는 대응에 미숙하다. ICT(정보통신기술), SNS 등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인한 개인화 서비스는 기존 전통적인 관광사업자의 영역을 무너뜨리고 개별여행을 촉진시키고 있다. 더욱 위협적인 것은 이 개별여행 시장을 외국계 온라인 여행사(OTA)가 거대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급속히 침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민관이 근본적 문제를 파헤치고 개선하려 애쓰는 모습은 다행스럽다.반드시 해결해야 할 선행과제가 있다.

우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근거로 산업적ㆍ정책적 측면의 관광산업 정보를 확대해야 할 것이다. 업계는 정보에 기반한 산업 경쟁력을, 정부는 구체적 데이터에 의한 정책목표 설정과 효과적인 관광산업 육성 지원을 해야 한다. 한국여행업협회도 3년에 걸친 통계 고도화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해 통계청 산업통계 인증을 받았다.

관광의 산업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관광산업은 국제관계에 직ㆍ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왔으며, 이로 인한 산업의 불안정성이 항상 존재해 왔다. 국제정치 마찰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업계에서 떠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자유시장경제체제에 근간을 둔 만큼, 정부는 어려운 외교적 이슈가 있을지라도 관련 협회ㆍ단체 등을 통하여 민간교류를 더욱 확대시켜 국내관광산업을 보호하고 활성화 하는 실리추구를 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급선무인 것은 이 모든 것을 추진할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해결해야한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아베 총리가 관광관련 각료회의를 직접 주재하고, 2016년 2400만명이던 외래관광객을 2020년 4000만명을 급증시키겠다는 야심찬 의지를 밝혔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앞세우기 보다는, 인구와 거리의 근접성을 중심으로 방문수요 계산기를 두르리는 우리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누구나 활용 가능한 체계적 데이터 기반형 민관 거버넌스는 국제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컨트롤타워의 굳건한 정립과 실천력 중심의 발상 전환 등 일련의 변화를 통해 ‘관광입국’의 자신감과 여행을 통한 가치창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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