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직장신공]요즘 귀신은 뭐하고 사나?
뉴스종합| 2017-02-23 11:18
‘대학 졸업하고 3년차인 취업 준비생입니다. 알바를 하면서 이곳저곳에 서류를 넣어도 계속 불합격이라 이제는 지쳐 버렸습니다. 더 이상 알바만 계속하는 것도 힘든데 정규 직장만 꿈꾸기보다 까짓 거 차라리 포장마차라도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가슴이 아프다. ‘헬 조선’을 외치는 젊은이들의 목소리가 이 나라 위정자들에게는 들리지 않는지? ‘나라는 어찌 되건 나만 살면 된다’는 식으로 한 가닥 자존심도 없이 끝끝내 변명하는 못난 지도자와 그 대리인들을 보면 ‘귀신은 뭐하고 사나?’하는 생각만 든다.

각설하고, 이분의 용기는 가상하지만 박수를 쳐줄 수 없다. 왜냐하면 ‘까짓 거 포장마차라도’라는 생각 때문이다. 필자가 귀농해서 농사지으며 글 쓴지 10년이 넘었는데 왔다가는 사람마다 ‘저도 작가님처럼 유유자적하며 농사나 짓고 살래요’란다. 그러면 내 대답은 ‘절대 그러지 마셔요’다. 정작 농부들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농사라고 하는데 ‘유유자적 농사나’ 짓겠다니? 주경야독이라고 밤에 글 쓰고 낮에 농사 7백 평 짓는데 허리가 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결과만 보니까 수월수월 짓는 줄 안다. 게다가 글 쓰는 일인들 어디 쉬우랴? 그 또한 머리 쥐어뜯으며 죽자 사자 쓴다. 본래 세상일이란 것이 막상 해보면 어느 것 하나도 쉬운 게 없다. 오로지 그 일을 전심전력으로 해도 될까 말까하거늘 ‘까짓 거 포장마차라도’라니?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있듯이 포장마차도 엄연한 창업이다. 물론 어려운 일인 줄을 잘 알면서도 용기를 내려고 일부러 한 표현이라면 그건 이해하겠다. 또한 ‘다른 곳에서 오라고 해도 난 포장마차를 해서 성공하기가 진정 소원’이라면 그것은 적극 찬성이다.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이여!! 직업에 귀천이 없는 것은 맞다. 그러나 귀천이 없다는 말이 ‘까짓 거 아무 일이나 하면 다 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사자는 토끼를 잡을 때도 전심전력을 다 한다. 쉬워 보이는 일일수록 더 정성들여서, 부디 사자처럼 최선을 다 하라.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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