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후원자는 나타나는게 아니라 만들어 지는 것”
라이프| 2017-02-23 14:21
유니스 리 휘트니미술관 기업협력 디렉터
미술관 이전 재원 7억6000만 달러 모집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미술관에 후원자로 모시기까지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 걸리죠”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선영)가 주관하는 ‘2016 프로젝트 비아 결과공유 세미나: 비아 살롱(ViA Salon)’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유니스 리(사진) 휘트니미술관 기업협력디렉터는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니스 리는 뉴욕 휘트니 미술관이 2015년 맨해튼 첼시로 이전할 당시 재원 조성을 위한 기업협력과 마케팅을 담당했다. 당시 목표 금액은 7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는 “목표 금액을 채울 때까지 꼬박 10년이 걸렸고, 그것도 새 미술관 오픈 2주전에 겨우 달성했다”며 “후원자를 모집하고, 후원액을 모으는게 절대 쉬운일이 아니다. 우리에게 후원하라고 설득해서는 절대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후원을 결정하는 계기는 개개인이 다 다르기 때문에, 특수한 전략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휘트니미술관의 정책이나 프로그램과 상관없이 기업의 세제혜택을 위해서 후원을 결정하는 경우도 있고, 병원이나 정치인 후원외에 문화예술쪽 후원을 위해 미술관을 찾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후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고 관계를 꾸준히 가져가는 것은 중요하다. 그는 “큰 손 후원자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는게 아니라, 사실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연간 500달러 후원자가 몇 년 뒤엔 1000달러 후원자로, 시간이 지나 후원 금액이 점점 커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미술관도 이런 로열티 높은 후원자들과 함께 성장해나간다.

이전 당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활용 ‘#NewWhitney’ 해시테그로 마케팅한 것은 미술관의 SNS 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힌다. 인스타그램을 홍보 채널로 활용한 것은 휘트니미술관이 시초이다시피 한다. “너무 초창기에 활용하기 시작해서 실패한 케이스도 많다”면서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달리 이미지를 메인으로 하는 인스타그램이 미술관과 잘 맞아 떨여졌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인스타그램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휘트니미술관은 소장 작품과 전시 작품을 모두 사진을 찍어 SNS에 쓸 수 있도록 사진저작권 문제를 해결해야했다. 상당한 예산이 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인스타그램에 전시 사진을 찍어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광고수단이기에 저작권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휘트니미술관은 동시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20세기와 현대 미국미술을 소개하는 미술관이다. 또한 조각가 거트루드 밴더빌드 휘트니가 설립한 미술관으로, 작가가 설립한 미술관 답게 작가를 최우선에 놓는 미술관으로 유명하다. 소장품 중엔 한국 출신 작가인 백남준을 비롯 서도호, 강익중, 김수자의 작품이 있다. 미국미술만을 컬렉션하는데서 더 나아가 세계 미술의 맥락속에서 미국을 바라보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관람객도 구겐하임이나 메트로폴리턴미술관에 비하면 젊고, 다국적이다.

유니스 리 디렉터는 한국에서 가장 인상적인 미술관으로 아트선재센터를 꼽았다. “방문 할 때마다 단 한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늘 영감넘치는 전시에 감동한다. 김선정 관장은 세계적 큐레이터”라고 말했다.

vicky@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