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싸이와 협연도, 클래식 예능 MC도 꿈꿔요”
라이프| 2017-02-24 11:16
최연소 英길드홀 박사 ‘리코티스트’ 염은초 25일 콘서트…리코더 대중화 위해 교본 출간·TV 출연 등 다양한 활동계획

누구나 한 번쯤 접해본 익숙한 악기이지만, 무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낯선 악기. 바로 리코더다.

청아한 음색과 통통 튀는 선율로 듣는 이에게 즐거움을 주는 리코더에 빠져 전문연주자로 발돋움한 염은초(25).

2012년 스무 살에 독일 니더작센 국제 리코더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최연소로 영국의 음악 명문학교인 런던 길드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혜성처럼 음악계에 등장했다. 


염은초는 보통의 한국 학생들이 그렇듯, 초등학교 3학년 음악시간에 처음 리코더를 만났다.

악기가 내는 자연스럽고 순수한 음색에 단번에 매료됐고, 그 길로 한국 리코더 아카데미에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리코더를 불기 시작했다.

10살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교육기관인 예비학교에 입학하고, 11살 서울시립교향악단을 통해 데뷔한 이후 각종 콩쿠르 입상과 유럽 유명 학교에서 실력을 쌓는 시간으로 10대를 보냈다.

한국에서는 리코더를 전공 악기로 생각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주요 도시에 있는 대학에 리코더 전문 과정이 있을 만큼 보편적이다.

염은초는 “국내에서 공연을 할 때 전공 악기라 생각되지 않는 리코더로 콘서트를 여는 것 자체를 굉장히 신선하게 봐주신다”며 “리코더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피드백들이 현재 내가 전문 리코디스트로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에게 교육용으로 리코더를 많이 가르치는 국내에서 전문 연주자인 염은초를 초청해 콘서트를 여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그는 방학 때마다 한국에 들어와 전국 각지의 문예회관, 예술 단체 등을 돌며 수많은 관객들과 마주했다.

아이들이나 학부모를 위한 콘서트로 진행되는 경우가 보통이었는데, 객석에서 손을 들어 신청곡을 말하면 즉석에서 연주하는 등 색다른 경험을 쌓았다.

“학교 종이 땡땡땡, 예쁜 아기 곰 같은 동요는 물론이고 만화 ‘터닝 매카드’의 주제곡, 드라마 ‘태양의 후예’나 ‘하얀 거탑’ OST, 아이돌 트와이스 ‘TT’나 에이핑크의 ‘미스터 츄’까지 장르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곡을 연주했어요. 저 역시 클래식 엘리트 코스를 밟은 한 사람으로서 사실 정통 클래식 무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인데, 아마 리코더라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지난해 6월 공연기획사 봄아트프로젝트와 계약을 맺은 염은초는 먼저 정통 클래식 무대에서 연주를 선보인다.

오는 25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일본의 하프시코디스트 나오키 키타야와 콘서트를 여는 것.

‘토탈리 바로크(Totally baroque)’로 주제를 정한 만큼, 바로크 음악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작곡가 헨델, 텔레만, 쿠프랭 등의 곡을 선택해 인간의 고뇌와 정념 같은 본질적 주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아직 젊은 연주자인 만큼, 정통 무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에 대한 목마름도 크다.

이번 연주회에 맞춰 그간 다양한 무대에서 연주했던 곡들을 초보자용으로 쉽게 편곡한 것과 SNS에서 화제가 된 영상 등을 묶은 ‘판타스틱 리코더(Fantastic Recorder)’를 출간했다.

아울러 오는 4월에는 국내에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리코더 교본을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연주법, 자세, 호흡법 등 전문 연주자로서 그가 직접 경험한 것을 담아 리코더가 보다 대중화하는데 힘을 보탠다.

리코디스트로서 목표하는 바는 무엇일까.

그는 “예술가로서 테크닉은 배우면 되지만, 다양한 경험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이 쌓을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리코더 연주를 콘텐츠로 하되 할 수 있는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2월 방송 예정인 SBS ‘컬처클럽’에 출연한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가수 싸이와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꿈꾸고, 클래식을 소재로 한 음악 예능 서바이벌의 MC를 맡는 것이 꿈인 염은초가 걸어갈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일단 클래식 무대에서 역량을 뽐낼 ‘리코더계의 신성’의 모습이 궁금하다면, 콘서트장으로 향해야 할 것 같다.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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