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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먹방·밀실-광장…우리 마음은 어떤 거지?
라이프| 2017-02-24 11:20
혼밥과 소셜다이닝, 밀실과 광장, 우울증과 공황장애, 정보과잉과 결정장애….

우리 사회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이들은 서로 짝이 어색해 보인다. 혼밥, 혼술을 즐기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한편에선 모르는 이들과 함께 어울려 식사하는 소셜다이닝이 인기다. 결혼도 않고 나혼자 즐기는 삶, 자기만의 밀실을 선택하는 이들이 주저없이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다. 은밀한 병으로 여겨온 우울증이나 공황장애를 공개적으로 드러내는게 무슨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도 하다.

이런 우리 사회, 과연 괜찮은 걸까?


하지현 건국대 신경정신과 교수는 이런 이상한 마음들을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진단과 처방을 내놨다. 하 교수는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문학동네)에서 맛있는 것에 열광하고, ‘썸’과 ‘밀당’을 즐기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니까 준비라는 이름으로 공회전하듯 공부를 하는 젊은이들의 일상을, ‘1인분으로 살아가기에도 벅찬 현실’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본다.

보통이라도 되려고 노력하지만 결코 만족감을 얻을 수 없고 마음은 가난해지기만 하는 현실에 대한 심리적 저항이란 것이다. 이는 데이트 폭력이나 묻지마 폭력, 여혐 등 공격성을 드러내는 형태로 표출되기도 하고 자기만의 밀실로 들어가 ‘정신승리’로 자신을 위로하는 형태를 띠기도 한다. 그 결과, 인형뽑기 등 작은 승리를 맛보는 놀이나 자기가 좋아하는 소소한 물건을 사고 즐기는 작은 사치가 유행하기도 한다. 양 극단을 오가는 이런 행동은 하 교수에 따르면, 이상 증상이 아니라 자연스런 적응과정일 뿐이다.

저자는 개인들이 기울이는 이런 노력을 더욱 확장시켜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심리학적 방법들을 제안한다. 하나는 정상성의 범주를 확장하는 것이다. ‘나는 트라우마보다 강한 존재다’는 확신을 갖고 자신을 병적으로 규정하는 심리화의 함정에서 벗어나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넓힘으로써 자신을 정상성의 틀에 위치시키는 것이다. 또 완벽할 필요도, 이길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닫고 공감의 문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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