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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자락 겨울 등산, 탈날라~②] 겨울산행, 동네 산책이 아닙니다
라이프| 2017-02-24 10:10
-겨울산 곳곳에 빙판…낙상 조심
-미끄러지면 손목 골절상 등 위험
-운동화 금물…“장비 꼭 갖추도록”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지난달 31일 오후 7시30분께 119에 다급한 전화가 걸려 왔다. “(광주 동구)무등산 국립공원 용추봉 부근 바위에서 추락해 부상을 입었다”는 오모(49ㆍ여) 씨의 다급한 구조 요청이었다. 구조대원 40여 명은 1시간가량 수색을 벌인 끝에 바위 10m 아래에서 오 씨를 발견, 구조했다. 119특수구조단 관계자는 “겨울 산에는 그늘진 곳이 많고 빙판이 낙엽 등으로 가려져 있어 오 씨처럼 바위나 암벽에서 미끄러져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겨울산에는 곳곳에 빙판길이 있어 자칫 미끄러지면 발목, 손목 등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힘찬병원]

오 씨의 사례처럼 겨울 등산은 빙판길로 인한 낙상 가능성이 높다. 잔설이 쌓여 있거나 얼어붙어 빙판길이 된 겨울철 등산로는 조금만 부주의해도 미끄러져 부상을 입기 쉽다. 등산은 장시간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반복해서 걷는 운동이다. 겨울 등산은 추운 날씨, 눈길 등 부상을 일으킬 위험 요소가 산재해 하체에 힘을 많이 주게 된다. 더욱이 설경 같은 주위 경관을 둘러보며 걷기 때문에 부주의로 발을 헛디뎌 다치기 쉽다.

특히 산에서는 100m 오를 때마다 기온이 0.6도씩 낮아진다. 기온이 낮아지면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지고 수축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다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당부한다.

안전 장구 등 각종 대비가 없이 겨울 산행을 나섰다가 병실 신세를 지는 등산객이 왕왕 있다. 체력과 등산을 자신하는 사람도 겨울 산행을 나설 때에는 외상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강현석 부평힘찬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겨울 등산로는 미끄러워 자칫 발을 헛디뎌 발목 부상을 입거나,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손으로 바닥을 짚어 손목 골절상을 입는 등의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귀띔했다.

돌발적으로 일어나는 물리적인 충격으로 산에서 골절상을 입었을 때 마땅한 의료장비가 없어 당황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강 원장은 “골절상이 일어났을 것으로 판단되면 손상 부위를 차갑게 유지하고 부목을 대 고정시켜야 하는데, 부목 대신 나뭇가지나 스틱을 사용해 옷가지로 묶으면 된다”며 “골절 부위에 출혈이 있다면 직접 압박으로 출혈을 방지하고 부목이나 스틱 등을 대야 한다”고 조언했다.

야트막한 야산이라고 가끔 등산화가 아닌 일반 운동화를 신고 산을 오르는 등산객이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이 경우 겨울 산행에서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야산도 평지보다 쌀쌀할 뿐 아니라 군데군데 응달이 져 보이지 않는 빙판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운동화를 신고 산길을 오르다 미끄러지게 되면 찰과상은 물론 발목 염좌, 심하면 발목 골절 부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등산 장비를 갖춰야 한다”며 “손목 골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양손을 호주머니에 넣지 말고 장갑을 끼는 것이 좋고, 앞으로 넘어질 때는 손보다 무릎이 먼저 닿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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