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불체자 추방 군사작전”→“軍 투입없다” 뒷수습 바쁜 장관들
뉴스종합| 2017-02-24 13:00
트럼프, 불법체류자 추방은
“나쁜 놈 쫓는 군사작전” 발언
美 외교·안보 수장 멕시코 달래기
트럼프 겉으론 강경, 속으론 실리

미국과 멕시코가 트럼프의 ‘반(反) 이민’ 정책, 국경장벽 건설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외교ㆍ안보 수장이 직접 멕시코 달래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과 달리 멕시코를 방문한 장관들은 부드럽고 온화한 태도로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 변화를 주는 ‘강온전략’을 구사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2일부터 이틀간 멕시코를 방문 중인 존 켈리 미 국토안보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국경장벽 건설 계획과 이민단속을 둘러싼 멕시코의 불만을 해소하는데 주력했다.

존 켈리 장관은 이날 멕시코 고위 관리들과 비공개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불법 이민자 대량 추방은 없을 것”이라며 “단속에 군병력을 투입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켈리 장관과 함께 멕시코를 방문한 렉스 틸러슨 장관은 양국의 ‘화합’을 강조했다. 그는 “자주권을 가진 두 나라가 이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양국은 서로 접한 국경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공동 노력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발언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제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불법체류자의 추방계획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정말 나쁜 놈들을 쫓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경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봐라. 우리가 범죄조직원들은 쫓아내고 있다”며 “전에 없던 속도로 이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일 미 국토안보부는 켈리 장관 명의로 반이민 행정명령을 구체화한 행정각서를 발표했다. 이는 1100만명 불법체류자의 대대적 단속과 추방에 방점을 찍고 있으며, 단속인력을 1만여 명 확충하고 구금 시설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특히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온 불법 이민자들을 국적에 상관없이 멕시코로 되돌려 보내겠다는 내용이 멕시코의 반발을 샀다.

멕시코 측은 “불법 이민자의 국적과 관계없이 멕시코로 돌려보내려는 미국의 계획을 거부한다”며 “이는 미국의 일방적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내 폭력 급증의 원인으로 불법 이민자를 비난했으며,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장벽을 건설해 그들의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에 청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미 정치권도 점차 고조되는 양국 갈등에 우려를 표시하며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벤 카딘 상원의원 등 7명의 의원들은 22일 멕시코와의 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두 장관에게 발송했다.

벤 카딘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그동안 멕시코 관련 발언들로 양국 관계가 손상되고 국가 안보가 위험에 빠졌다”며 이번 멕시코 방문으로 관계가 개선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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