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담배 안 피우는 데, 폐암? ②] 간접흡연, 비흡연자에게 더 무서워요
라이프| 2017-02-25 07:57
- 필터서 걸러지지 않는 발암물질
- 그대로 비흡연자 폐속에 들어가
-“젊은 비흡연 여성 선암 발생률↑”
-“조기ㆍ정기적으로 검진 받아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비흡연자, 그 중에서도 여성의 폐암 발병률이 늘어나는 원인에 대해 간접 흡연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의료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비흡연자가 오랜 기간 흡연자와 같이 생활하며 간접 흡연을 하다 발암 물질에 노출돼 폐암 발생률이 흡연자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상당수 전문의의 견해다.

▶비흡연자, 필터에서 걸러지지 않은 담배 연기 마셔=우선 비흡연자는 담배 필터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담배 연기를 그대로 흡입하게 돼 발암 물질에 오히려 직접적으로 노출돼 더 많은 발암물질이 체내로 들어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병준 중앙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비소세포성 폐암 가운데 편평상피세포암은 남성 흡연자에서 자주 발생하는 반면 최근 여성, 특히 젊은 비흡연자에서 선암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폐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흡연자는 필터에 의해 걸러지지 않은 담배 연기 속 발암 물질을 마실 수 있어 흡연자보다 폐암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폐암 분야 권위자인 이진수 전 국립암센터 원장도 “실제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담배 연기가 있는 곳에서 4시간 정도 머문 후 소변 검사를 해 보면 니코틴과 발암 물질의 농도가 흡연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간접 흡연은 비흡연자, 특히 여성에게 폐암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비흡연 여성이라도 간과하지 말고 평소 폐 건강에 관심을 갖고 예방을 위한 노력과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특히 폐암, 선암 환자들의 공통적인 증상으로 운동량 부족을 꼽고 있다. 걷기보다는 자동차로 자주 이동하고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으면 선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폐암 예방을 생각한다면 몸을 자주 움직여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충고다.

▶“폐암 가족력 있다면, 여성도 폐 정기 검진 받아야”=비흡연 여성이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폐암의 또 다른 발생 요인인 미세먼지에도 조심하기 위해 가정에서 조리를 할 때 반드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고 환풍기를 작동하며, 생선이나 고기 등의 음식을 굽거나 볶고 가열을 할 때에는 뚜껑을 덮고 조리를 하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객혈, 호흡 곤란, 흉부 통증 등 증상이 있을 시 초기 폐암이 아니라 이미 진행된 폐암이 많으며 경우에 따라 수술 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은 흡연 남성에 비해 자신이 폐암에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상태가 악화된 뒤에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며 “비흡연 여성이라도 45세 이상이나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저선량 폐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 등 정기적인 폐 검진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폐암이라도 조기에 발견됐을 때에는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이라도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대부분의 국내외 연구를 보면 여성에서 발생한 폐암은 남성보다 초기부터 말기까지 모든 병기에서 더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미리 발견하는 것은 물론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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