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칼럼-박영상 한양대 명예교수 ]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
기사입력 2017-03-15 11:05 작게 크게

얼마 전 황교안 권한대행이 가짜뉴스(fake news)의 범람을 막기 위한 단속방안을 만들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부 차원에서 가짜뉴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려 한 것은 이례적이고 뒤집어 보면 그로 인한 폐해가 꽤나 심각한 모양이다. 가짜뉴스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 독일 프랑스에서도 가짜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짜뉴스는 허위정보(disinformation)과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을 뒤섞어 뉴스를 만들거나 아예 거짓 정보(hoax)를 축으로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뉴스 제작과정에서 생기는 실수, 과장 혹은 불공정한 보도도 가짜 뉴스로 취급하기도 한다. 풍자나 패러디도 가짜 뉴스로 치부하기도 하지만 지금 문제꺼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짜뉴스는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가짜뉴스는 무엇보다 경제적인 혹은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국민을 기만하거나 조정하려고 퍼뜨리는 ‘뉴스’라고 볼 수 있다. 기사의 꼴은 전통 저널리즘의 모습을 보이지만 검증된 사실(verified fact)나 검증 가능한 사실(verifiable fact)만으로 기사를 작성해야 한다는 저널리즘의 수칙을 깡그리 무시한다. 또 시선을 사로잡는 제목이나 현란한 표현으로 국민의 감성을 자극한다. 요컨대 인공색소로 치장한 불량식품 같은 뉴스라고 볼 수 있다.

가짜뉴스는 최근 이미 150전에도 횡행했었다. 미국 대중신문 시대를 열었던 죠셉 퓰리쳐나 랜돌프 허스트가 주역들이다. 계몽적인 신문을 상업적인 이윤을 낼 수 있는 기업으로 바꾸면서 값싼 뉴스를 마구 쏟아냈었다. 보낼 기사가 없다는 특파원에게 ‘사진을 보내라. 내가 전쟁을 일으키겠다’ 는 말과 함께 메인호의 침몰 장면을 조작해 미국-스페인 전쟁을 촉발한 것은 유명한 사례이다. 퓰리쳐도 ‘쉽고 재미있게 기사를 만들라’고 기자들을 다그치면서 신문 기업을 키웠다.

하지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는 과거의 그것과 비교할 때 조금은 다르다. 작년만 해도 오스트리아의 녹색당 의장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 프랑스대선 후보 마린 르펜의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자금 지원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의 반 푸틴 시위 참가 사진 등 이루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다. 우리의 경우도 촛불/태극기 집회가 계속되는 동안 밑도 끝도 없는 별의별 가짜뉴스가 차고 넘쳐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오염시키고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정부가 나선 모양이다.

하지만 법만으로 막을 순 없다.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팩트사이트를 만들고 언론사마다 크로스체킹 기구를 설치하는 등 대책을 내 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더디긴 하겠지만 미디어 교육(media literacy)을 시민운동으로 전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모든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어떻게 행사해야 하는지를 알면 가짜뉴스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그렇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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