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완후이(晩會) 악몽은 없었지만…
기사입력 2017-03-16 11:43 작게 크게

“진짜 다행 아니냐?”

늦은밤 불쑥 걸려온 전화 속 목소리의 주인은 동료 기자였다. 사회고발 프로그램인 중국 CCTV의 완후이(晩會)에서 한국 기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들뜬 마음에 전화를 한 것이다. 그와 나는 완후이 내용 때문에 ‘밤 늦게 기사를 써야 하는 건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던 터였다. 그럴일이 없어져 신난 그는 “확실히 중국 정부의 보복수위가 약해진 것 같다”며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ㆍ사드) 압박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곤 고개를 갸우뚱했다.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 완후이 보도와 같은 직접적인 공격은 줄었지만, 정부 대신 롯데그룹 등을 겨냥하고 간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경제보복은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국가여유국이 한국 관광금지령을 내리면서 명동일대는 파리만 날리고 있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들로 넘쳤던 거리는 비둘기와 종교단체가 채웠고, 지역 상인들은 “장사가 안된다”며 아우성이다.

여파는 면세점 업계에도 이어졌고 서울시내 면세점들에서는 요우커가 사라졌다. 이전에는 요우커로 북적이기만 했던 곳이 면세점이었지만, 최근에 가장 많이 보이는 건 일본인 관광객이다.

중국 현지에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제재가 진행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99개 매장 중에서 57개가 영업정지를 당했다. 사업장 아닌 계열사 내 사무실들에도 소방점검 테러를 당했다.

초창기 언론과 공권력을 동원했던 전면적인 제재만 없을 뿐이지, 중국 정부의 금한(禁韓)조치는 현재 진형형이라는게 중론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여기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설사 중국정부의 제재 조치가 끝나더라도 집앞의 롯데마트가 소방상태를 문제로 1개월간 문을 닫는다는데 소비자입장에서는 마트에 방문하길 꺼릴 수 밖에 없다. 발길을 끊을 관광객들은 이젠 다시 오지 않을지 모른다.

이번 문제는 정부의 세련되지 못한 사드 전략과 언제라도 한국 유통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는 중국의 오만이 결합되면서 터져나왔다는 게 중론이다. 우리 정부는 사드 보복이 심해지고, 한국여행 금지가 본격화되자 부랴부랴 사드 대응에 나섰다. 뒷북이라는 곱잖은 시각은 있지만, 이제라도 현명한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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