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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디세이- 안철우 연세대 의대교수] 호르몬과 노화혁명
뉴스종합| 2017-03-17 11:34
‘벤자민 버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는 소설을 아시는지요. 노인의 외모로 탄생한 주인공 벤자민 버튼의 점점 젊어져가는 운명을 그리고 있는데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이런 유의 영화나 소설을 보면서 도대체 노화란 무엇인가? 사람은 왜 늙어 가는가? 우리는 노화를 멈추고 오히려 거꾸로 젊어질 수는 없는 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르몬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불로장생의 열쇠는 아닐까요? 이미 서구에서는 호르몬을 통한 노화혁명에 대한 연구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호르몬은 생로병사와 노화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질입니다. 호르몬이 발견된 이후 호르몬을 통해 노화시계를 멈추고 심지어 거꾸로 가는 방법에대한 연구는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호르몬들을 대체하면 노화혁명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에서 마치 칵테일 하듯이 부족한 호르몬들을 개인별 맞춤 치료 하자는 시도입니다.

미래의 의학은 이제 4P의 시대라고 합니다. 질병을 예측(Prediction)하고, 예방하고(Prevention), 개인별로 맞춤 치료(Personalization) 전략을 수립하고, 그 전략안에서 환자들의 참여(Participation)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패러다임에서 호르몬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꼭 나이들어서가 아니더라도 어릴 때 젊은 시절부터 호르몬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우리 몸에는 아주 다양한 호르몬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호르몬이라는 화학물질은 신체 장기의 기능을 조절합니다. 호르몬의 이상은 기능의 장애도 일으키지만 장기 구조를 파괴시키기도 하며 다시 악순환되어 호르몬 균형을 깨뜨립니다. 우리 몸에서 형태적, 생리적 상태를 안정된 범위 내로 유지하는 성질인 항상성이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호르몬은 단순한 신체의 기능뿐만 아니라 우리의 감각과 사상, 감정까지도 지배합니다. 알고 보면 우리의 감정은 결국 단순한 화학물질의 영향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행복, 우울, 비참, 사랑 그리고 증오까지도요!

호르몬은 1902년, 베일리스와 스탈링이 세크레틴을 발견하며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1905년에 호르몬이라 명명되고 1921년, 또 하나의 역사적 호르몬인 인슐린의 발견이 밴팅과 베스트에 의해 이뤄집니다. 이들은 인슐린을 이용한 치료의 가능성까지 알아내 1923년 노벨의학상까지 받습니다. 인슐린의 발견은 의학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 중의 하나입니다.

좋은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하모니가 제일 중요합니다. 생로병사는 호르몬의 불협화음에서 오는 것이고 줄기세포 같은 궁극적인 치료법이 나오기 전까지는 호르몬이 매우 유용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호르몬은 생산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호르몬 칵테일 요법, 호르몬 주입 대체 요법이나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 요법 등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인슐린이 부족하면 바로 주입할 수도 있지만 췌장에 어느 정도 인슐린 분비 능력이 있으면 경구 혈당 강하제로 자극해서 부족한 인슐린 분비를 촉진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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