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가성비’ 쇼핑 뜬다...남성 직구 여성 추월
뉴스종합| 2017-03-21 09:38
신한카드 트렌드硏 분석
해외제품 국내판가 비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 유럽 패션 브랜드를 좋아하는 최모(32)씨는 옷을 살 때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활용한다. 현지에서 팔리는 가격에 비해 국내 판매가가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생각에서다. 최씨는 국내 백화점에서 직접 입어 보고 마음에 들거나 인터넷에서 후기가 좋은 상품들만 골라 직구를 하고 있다. 고가의 제품은 바로 사지 않고 크게 할인해 주는 ‘핫딜’ 기회를 노린다. 최씨는 “국내에 들어오는 브랜드는 많아졌지만 현지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다 보니 불편을 감수하고 직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다른 사용자의 후기를 확인하고 해외 세일기간 등을 활용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상품을 구매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21일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위터, 블로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후기’ 관련 포스팅이 2014년 3000만여건에서 지난해 8500만여건으로 3배 가량 증가했다. 후기 관련 연관어로는 ‘사진’, ‘제품’, ‘블로그’ 등이 주로 언급돼 소비자가 상품ㆍ서비스를 사용한 경험을 온라인으로 공유하는 일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는 알뜰족은 해외직구도 애용한다. 블랙프라이데이 등 해외 세일시즌에 특가로 나오는 핫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11월21일∼27일) 신한카드 고객의 해외직구 이용건수는 9만641건으로 2015년(8만8768건)보다 1873건(2%) 증가했다. 당시 원ㆍ달러 환율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적잖은 증가세다.


직구 이용자 구성도 다양해졌다. 주 이용자였던 30대 여성의 비중이 26.7%에서 22.4%로 줄고 30대 남성이 24.4%에서 25.1%로 늘면서 30대 여성을 추월했다. 남성 직구 이용자는 20대(10.17%→11.95%), 40대(12.8%→13.9%), 50대(3.7%→4.0%) 등 전 세대에서 고르게 증가했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인터넷에서 광군제 관련 포스팅은 2014년 11월엔 400건도 안 됐지만 작년 11월엔 3000건 가까이 폭증했다. 광군제ㆍ인기 관련 상위 연관어에는 중국 쇼핑몰인 티몰(2위)을 비롯해 화장품(4위), 의류(9위), 마스크팩(13위), 생활용품(17위), 샴푸(18위) 등이 올라왔다.

광군제의 매출규모가 블랙프라이데이의 19% 정도에서 28% 수준으로 성장하며 주요 해외직구 이벤트로 자리잡았다는 게 신한카드 측의 설명이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 관계자는 “해외 직구가 남성 소비자, 중국 중심으로 늘고 있다”면서 “배송이 오래 걸려도 국내와의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 가전 등의 제품을 많이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 블랙프라이데이 취급액 기준으로 직구 사이트 1위는 가전제품인 다이슨(7억9000만원)이었다. 국내가 100만원 이상인 고가의 무선청소기가 큰 인기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여행에서도 가성비 트렌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자유여행 선호 추세에다 일정 수준의 비용을 내더라도 좋은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터넷에서 호텔과 ‘가성비’를 함께 언급한 포스팅은 3년 새 6배 증가했다. ‘멤버십’, ‘수영장’, ‘위치’ 등도 호텔 관련글에 자주 언급됐다.

연회비가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공항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PP(Priority Pass)카드도 인기다. 신한카드 고객의 공항라운지 이용건수(1∼3분기 기준)는 2015년 17만2795건에서 19만2625건으로 1만9830건(11.5%) 늘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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