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취업 못하거나 안하는 청년백수 100만명 시대
뉴스종합| 2017-03-21 11:03
청년 실업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바늘구멍의 취업 전선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청년 실업자가 54만명(2월 통계청)이나 되는데 여기에 더해 아예 일자리를 구하지 않고 있는 청년 ‘쉬었음’ 인구가 36만명을 넘어섰다.

일할 능력도 충분하고 큰 병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통계상 ‘쉬었음’ 인구다. 이들은 아예 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실업자 통계에서도 빠진다. 일종의 그림자 실업인 셈이다. 결국 취업을 못하거나 안하는 청년이 91만명을 넘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청년 인구 자체는 줄어드는 추세인데 청년 쉬었음 인구만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난 2월 15∼29세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1만1600명 늘어난 36만2000명이었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은 2015년 11월(6900명) 이후 15개월 만인데 그게 4년만에 최대치다. 창업을 비롯해 뭔가 다른 걸 준비중이라면 다행이지만 자포자기해 만사 귀챦다는 것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자신은 물론 주변 가족들까지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시킨다. 엄청난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취업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각종 대외외적 지표는 요즘들어 너무 자주 나온다. 모두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내용들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15~24세 청년실업률은 10.7%로, 2000년(10.8%)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OECD 39개 회원국 중 2013~2015년 3년간 청년실업률이 오른 국가는 우리와 프랑스, 터키 등 6개국 뿐이다.

박근혜 정부가 지난 4년간 일자리 예산으로 투입한 게 52조3000억원이고, 올해도 청년 일자리에만 2조6000억원을 쏟아붓는다. 그럼에도 그동안 진행해 온 일자리 대책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정부도 인정할 정도다.

정부는 22일 열리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청년고용대책 점검 및 보완방안’을 확정해 발표한다.이번에는 저소득층과 장기실업자 등 취약 청년에 대한 고용 지원 등 재탕 삼탕의 백화점식 대책 나열이 아닌 신선한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삼일절(31세가 되면 절망)에 오포(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집 포기)를 선언하는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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