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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알고 먹자! ①] 아세요? ‘비만 치료’한다는 ‘마황’ 오남용 위험!
라이프| 2017-03-21 10:49
- 熱대사 촉진시켜 비만 치료 효과
- 주성분 에페드린, 필로폰 주원료
- 오ㆍ남용하면 손떨림 등 부작용
-“1일 복용량 준수ㆍ불법처방 금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윤모(37ㆍ여) 씨는 지난해 출산 후 체중이 급격히 불었다. 오는 5월께 출산휴가를 끝내고 직장에 복귀해야 해서 고민이 더 컸다. 그러다 올 초 한 지인으로부터 차(茶) 타입의 다이어트 식품을 소개받고 음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윤 씨의 기대처럼 2주도 안돼 무려 5㎏이나 살이 빠졌다. 하지만 그때부터 수시로 심장이 두근거리고 손이 떨려 복용을 중단했다. 알아 보니 해당 식품에는 필로폰의 원료 에페드린이 주성분인 마황이 다량 포함돼 있었다.

한약재인 마황을 오용 또는 남용하면 각종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마황은 주로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다량으로 복용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흥분돼 윤 씨처럼 흥분, 각성, 심장 두근거림, 손 떨림, 수면 욕구 감소 등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 치료 효과가 있는 한약재 마황은 오ㆍ남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사진=헤럴드경제DB]

22일 대한한의사협회에 따르면 마황의주성분인 에페드린은 교감신경을 자극, 열 대사를 촉진시켜 비만을 치료하는 역할을 한다. 에페드린은 심박수와 심박출량을 증가시키고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에 영향을 미치고 24시간 에너지 소모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기관지 평활근을 확장시키고 위장관 평활근을 이완시켜 연동운동을 억제시키는 작용을 한다. 위와 장에서 이뤄지는 연동운동은 소화를 촉진시키는데, 이를 억제시키면 식욕이 줄어들어 다이어트 효과가 생긴다는 것이 한의협의 설명이다.

아울러 에페드린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를 촉진하는 등의 중추신경 자극 효과로 식욕 억제, 피로 감소, 운동 수행 능력 증가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점차 반응 급감 현상이 생겨,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효과가 없어지고 내성이 생기게 된다. 더욱이 에페드린의 중독성이 강한 마약 필로폰의 주원료이기도 하다. 부작용도 심각하다. 과다 복용 시 심장 마비, 뇌출혈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지적이다.

때문에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에페드린의 1일 복용량을 150㎎까지 허용하고 있지만, 의약품 이외에 건강기능식품 등 다른 용도로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대한한방비만학회 역시 마황을 한약재로 처방할 경우 1일 4.5~7.5g 기준으로 6개월까지만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의협은 한약재로 사용되는 마황을 건강원 등에서 불법으로 구매ㆍ섭취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격이 있는 한의사에게 처방받을 것을 당부했다.

한의협 관계자는 “마황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용량을 투여하면 다이어트 등에 효과가 있지만 무분별한 오ㆍ남용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심할 경우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다”며 “건강원과 같은 곳에서 다이어트 약으로 둔갑해 불법적으로 처방되는 사례에 대해 사법당국이 더 철저하고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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