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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강국의 꿈, 우리가 주역 ③] 이종서 앱클론 대표 “똑같은 방식의 신약개발로는 승산 없죠”
라이프| 2017-03-21 10:52
-스웨덴 연구팀과 합작해 탄생한 앱클론
-치료용 항체인 ‘바이오시너지 항체’ 개발
-기존 방식 탈피한 틈새 시장 노린 전략 승부수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기존 방식대로 신약개발을 한다면 개발에 성공할 확률은 높아지겠죠. 하지만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가 힘듭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목표(타겟)를 달리해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죠”

이종서 앱클론 대표는 처음부터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누구나 다 가는 길로 간다면 앱클론처럼 작은 회사는 신약개발에 성공하더라도 큰 덩치의제약사들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지난 2010년 스웨덴 항체 전문가 마티아스 울렌 박사의 요청에 의해 합작 법인으로 출발한 앱클론은 치료용 항체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회사다.


이 대표는 종근당에서 항암제 담당 연구원으로 처음 이 분야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리고 교토대 의과대학에서 박사과정을 거친 뒤 하버드대에서 박사 후 연구원 과정을 밟다가 국가과학자 1호인 이서구 박사의 요청으로 지난 2003년 이대 겸임교수로 복귀하며 작은 바이오벤처를 설립하게 된다.

이 대표는 “당시 소수의 연구원으로 시작한 벤처였지만 항체 연구를 하게 됐고 그 인연으로 스웨덴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앱클론이라는 회사까지 설립하게 됐다”며 “스웨덴 사람들과 일하며 그들의 스마트한 의사 결정을 목격했는데 그 방식을 앱클론에서도 실현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앱클론이 개발하는 항체는 ‘바이오시너지 항체’로 불린다. 즉 기존 바이오의약품이 치료하지 못하는 영역이나 내성이 생기는 경우 앱클론이 개발한 항체와 결합해 쓰면 효과를 보이게 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 앱클론이 지난 해 중국 푸싱제약에 기술이전한 ‘AC101’ 항체는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바이오의약품 ‘허셉틴’과 같이 사용하면 위암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허셉틴은 유방암을 타겟으로 한 약물이기에 유방암 치료에는 효과가 높지만 다른 암종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앱클론이 개발한 항체를 결합했더니 위암과 같은 다른 암에서도 효과를 보인 것이다.

이 대표는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시너지 항체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현재 앱클론은 유한양행과도 면역항암제 개발을 공동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능성을 인정받아 앱클론은 올 해 내로 코스닥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통과한 상태이고 곧 상장심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너무 한 곳의 투자를 집중적으로 받기 보단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대표는 바이오 항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기 위해선 지금과 같은 비싼 공급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바이오 항체는 합성의약품과 달리 생명체에서 합성하고 정제 과정 등 생산단계가 비싸다. 때문에 대부분이 고가로 제공될 수 밖에 없다.

이 대표는 “고가의약품은 본인부담도 문제지만 국가 의료비와도 관련되기 때문에 의약품을 개발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앞으로 한국의 바이오산업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지난 2000년대 초반 바이오벤처 1~2세대들은 기반이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많이 고생을 했지만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이 잡혔고 현재 바이오에 몸담고 있는 분들은 사명감을 갖고 임하는 경우가 많다.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정부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기 보단 인력 양성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이 대표는 “바이오벤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국가 규모에 비해 적은 것 같지는 않다”며 “오히려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오더라도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 힘든 인력이 많다는 것을 느꼈는데 보다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현장에서 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더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앱클론 소개>

2010 앱클론 법인 설립

2016 항체신약 공동개발 계약 3건(유한양행)

AC101 범중국판권 기술이전 계약

주요 사업- 바이오시너지 항체 개발

매출액 31억원 (2016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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