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中 사드보복 거센데…檢 수사에 발묶인 기업총수들
뉴스종합| 2017-03-21 11:16
이재용·최태원 中 인맥활용 불가
하이난 ‘보아오 포럼’대거 불참
中시장 회복 민간외교 물 건너가

중국의 사드보복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꼬인 한중 관계를 푸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보아오 포럼이 이틀 후 열린다. 하지만 민간 외교관으로 뛰어야 할 재계 수장 상당수는 국내 정치에 발이 묶였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보아오 포럼에 삼성과 SK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전망이다. 검찰 특수수사본부와 특별검사, 또다시 제2기 특수본 등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재계 수사로 대부분 그룹 총수들이 출국금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드보복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최대 중국시장 회복을 위해 민간외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속앓이가 깊어질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보아오 포럼의 단골 손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결국 불참하게 됐다. 또 한국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재계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참석이 불가능한 상태다.

최 회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보아오 포럼에 매년 참석했다. 특히 보아오 포럼의 이사로 활동하면서, SK그룹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나아가 민간 외교관으로 역활도 수행했다. 특히 지난해는 4년 만에 중국을 방문, 포럼에 참석하며 시노펙 등 중국 내 파트너들과 긴밀한 관계를 재구축하기도 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그리고 그룹의 수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보아오 포럼 불참이 SK의 ‘차이나 인사이더’ 프로젝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사드 배치와 중국 정부의 직 간접적인 몽니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도 대중 민간외교가 절실한 상황이라 더 안타깝다는 한탄이다. SK그룹의 경우 실제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최대 협력사인 국영 석유화학사 시노펙과 부탄디올 합작사업, 그리고 상하이세코 지분 인수, 중국내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공장 사업 등을 추진해왔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해 포럼엣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를 만나는 등 중국 최고위급 지도자들과 활발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불참 역시 마찬가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 대표단 조차 환영받지 못하는 현 한중 관계에서 민간 외교관들의 활약은 절실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국내 정치 문제로 고위층과 오랜 관계를 맺어온 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 못하게 된 것은 해당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적지 않은 손실이 될 것”이라고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나마 국내 기업인으로는 한화그룹 김동원 상무가 유일하게 정회원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김승연 회장의 차남인 김 상무는 한화생명 미래전략실에서 일하고 있다.

김 상무는 지난해 ‘영 리더스 라운드테이블(YLR)’ 공식 패널로 초청받아 중국 보아오포럼 무대에 데뷔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 그리고 아시아 주요 재계 인사들과 미팅도 하고, 또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라며 “한화그룹 역시 보험과 태양광, 화학 등 다양한 중국 내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김 상무의 역활과 비중도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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