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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검찰 출두] 경찰과 승강이에 헤어롤까지 등장한 서초동 풍경
뉴스종합| 2017-03-21 11:57
[헤럴드경제=김현일ㆍ이유정ㆍ손지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온 21일 서울 서초동 일대는 이른 아침부터 경찰 병력과 집회 참가자들이 한데 뒤섞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이하 탄기국) 회원들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이끈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꼬기 위해 머리에 헤어롤을 한 채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일부 탄기국 회원들이 머리에 헤어롤을 한 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이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이 전 권한대행이 선고 당일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해 왔다”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 탄기국 회원들은 곧바로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오전 9시23분께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서문을 통해 입장하자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격앙됐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취재진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검찰청사와 법원 일대에는 경찰 병력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약 100대의 경찰 버스가 동원돼 만든 차벽이 서울중앙지검 주위를 에워싸 삼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들어오기로 한 서문 주변에는 40대의 버스가 줄지어 섰다.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출구에도 경찰들이 배치됐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서울중앙지검 청사 쪽으로 이어지는 육교에도 이른 아침부터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대형 버스가 들어서지 못하는 청사 앞 좁은 골목에도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트와 경찰들이 배치돼 경계근무를 섰다. 서울중앙지검과 가까운 지하철 2호선 서초역의 모든 출구에도 경찰이 네 명씩 배치돼 오가는 시민들을 예의주시했다. 평소 중앙지검 청사 뒷산으로 연결돼 통행이 가능했던 몽마르뜨 공원 언덕 기슭에까지도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60대 여성은 “이 나라는 법이 없다. 대통령을 죽이려 하는 나라가 어디있냐”며 검찰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직원과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사전에 등록된 인원에 한해 신분증 확인과 소지품 검사 등을 거쳐야 서울중앙지검 정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이날 취재진도 사전에 등록된 인원에 한해 청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과 검찰 직원들은 번갈아가며 세 차례에 걸쳐 신분증을 확인한 후 청사 정문을 통과시켰다. 통과 후에도 가방과 신체를 수색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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