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미세먼지 최악 수준…대선후보들 방안은 뭔가
뉴스종합| 2017-03-22 11:02
우리나라의 대기 오염이 급기야 세계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 21일 오전 내내 서울의 초미세먼지(PM 2.5) 시간당 농도가 ㎥당 100㎍을 초과하는 ‘매우 나쁨’ 수준을 오르내려 시민들을 고통스럽게 했다. 특히 이날 한 때 다국적 환경커뮤니티 ‘에어비주얼’의 오염지수는 179를 기록해 인도 뉴델리(187)에 이어 세계 주요 도시 가운데 두번째로 나쁜 공기 질을 나타냈다. 봄철에 유난히 심해지는 계절적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는 이제 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환경요인이 된지 오래다. 호흡기 질환은 물론 뇌졸중과 치매, 우울증을 유발하는 등 유해 정도가 담배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의하면 2014년 한 해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먼저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명정도 된다. 반면 흡연으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600만명 수준이다. 미세먼지를 ‘은밀한 살인자’, ‘죽음의 먼지’로 부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유해한 미세먼지 농도가 개선은 커녕 갈수록 악화된다는 것이다. 올들어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지난 1월부터 21일 현재까지 초미세먼지특보는 모두 85차례 발령됐다. 지난해 41회의 두 배가 훨씬 넘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990년 17㎍/㎥였지만 2015년 15㎍/㎥로 좋아졌다.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26㎍/㎥에서 오히려 29㎍/㎥로 더 높아졌다. 터키를 제외하면 회원국 중 가장 나쁜 수준이다.

봄철 대기 오염 원인의 상당 부분은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에 있다. 한중 양국간 포괄적인 환경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더 많은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후와 환경 개선은 국민 생존권과 직결된 국가적 현안이다. 외교적 노력과 함께 화력발전소와 공해 배출 사업장, 소각장 등 대기 오염원 관리와 청정에너지 개발 등 우리 내부적 노력도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OECD는 3년 뒤면 한국이 회원국중 대기오염으로인한 조기사망률 1위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흘려들어선 안된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시행 요건을 더 강화하고 이를 민간까지 확대 적용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 공기 질을 포함한 환경 문제는 국정 운영의 첫번째 과제여야 한다. 대선 레이스에 나선 후보들도 이에 대한 구상과 실천 방안을 당연히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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