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익 안나면 수수료 안받겠습니다”..금융상품도 착해야 뜬다
뉴스종합| 2017-03-26 07:00
목표 수익률 안나면 수수료 할인
최대 손실구간을 제한하기도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코스피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브라질 국채 수익률이 좋다고 해도 직장인 김모(32)씨에게는 남의 일이다. 지난해 러시아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만 까먹고 처분한 탓에 금융투자 상품은 쳐다보지도 한 것이다. 수익률이 떨어지는데도 펀드 수수료는 꼬박꼬박 나가는 것도 마음에 안들었다. 김씨는 “내 재산을 불려주라고 수수료를 줬더니 불리기는커녕 까먹는데도 수수료는 가져가더라”며 “펀드 매니저만 좋은 일 시키는 것 같아 그 뒤로 원금이 보호되는 적금만 든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금융투자 상품에 배신(?)을 당한 금융소비자들을 위해 은행이 나섰다. 금융상품 수익률이 목표치에 다다르지 않으면 수수료를 깎아주거나 아예 받지 않는 이른바 ‘착한 상품’을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KB국민은행이 24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고객수익연동 보수인하’ 펀드다. 그간 펀드상품의 보수는 수익률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적용됐지만, 이 펀드는 수익률에 따라 판매 보수 및 운용 보수가 다르게 적용된다.

보수 인하 펀드에는 중국 본토(상해/심천) 상장주식 중 저평가 우량 가치주에 투자하는 ‘KB 든든한 중국본토 가치주 목표전환 제2호(주식)’와 주가지수 등락에 따라 분할매수한 후 수익률이 5%가 되면 주식비중을 낮춰 보존하는 ‘키움 든든한 스마트인베스터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제2호(주식혼합-재간접형)’ 등이 있다.

이들 펀드는 6개월 이내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판매보수를 50% 인하한다. 또 1년까지 달성 못 하면 판매보수가 50% 추가 인하되며, 이때는 운용보수까지 반으로 줄어든다.


신한은행은 수익이 생겨야 수수료를 받는 상품을 내놨다. 수익이 안나면 판매 및 운용보수를 모두 안받겠다는 것이다.

신한은행이 지난 21일에 출시한 ‘동고동락신탁’은 고객과 사전에 설정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성과보수 형태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만약 2년 이내에도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하면 은행은 아예 성과보수를 받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시장의 과도한 변동성으로 고객의 손실이 커지는 것을 막는 상품도 내놨다. 은행권 최초로 손실 구간을 제한하는 ‘손실제한 ETN(상장지수증권)’을 출시한 것이다.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중위험ㆍ중수익 상품으로, 주가가 급락할 경우 상품의 손실을 2% 이내로 제한해 고객의 과도한 피해를 막는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이 고객의 입장에서 수익률을 높여 안정적인 자산 형성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같은 착한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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