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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 주차전쟁 ②]오토바이 주차장 유료화, 풍선효과는 어떻게?
뉴스종합| 2017-03-26 09:11
- 종로구청, 최소한의 관리비용 받을 계획
- 퀵 기사들 “월 5000원 이상은 못 내”
- 인근 지역으로 불법 주차 퍼질 우려


[헤럴드경제=원호연ㆍ임정요 기자]동대문 시장 일대 오토바이 주차전쟁을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주차장을 최대한 많이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공간과 사회적 합의 문제로 쉬운 일은 아니다. 꼭 필요한 생계용 오토바이만 주차하도록 유료화 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또한 합의가 쉽지는 않다.

종로구청에 따르면 동대문역 일대에 오토바이 주차공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 시장 건물의 경우 지하층에도 가게들이 있기 때문에 지하주차장을 만들 수 없다. 낙원상가나 세운상가 같은 건물식 노외주차장의 경우 공사비가 50억원 이상 드는데다 주변 상가의 반대도 심하다. 게다가 건물식 주차장을 세운다고 해도 빨리 싣고 빨리 출발해야 하는 퀵 오토바이 기사들은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설명> 종로구청은 동대문 시장 일대 오토바이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다. 퀵 기사들은 월 5000원 정도는 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외 차량이 인근 지역에 불법주하를 하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동대문 시장 인근 주정차 금지 구역에 세워진 오토바이들. 임정요 기자/kaylalim@heraldcorp.com

종로구청은 조심스럽게 배달용 오토바이 주차장을 유료화할지 검토하고 있다. 정영애 종로구청 주무관은 “오토바이에 대해 주차비용을 부과하는 조례가 우리 나라에는 없는데 내년 도입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유료화 방침에 대해 퀵 기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퀵 기사 서정률 씨(61)는 “택배 오토바이에 한해 한달 사용료 낸 차들만 주차할 수 있게끔 조치한다면 사용료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임종호(57)씨는 “지금은 이곳이 택배용 오토바이 전용 주차장이라고 이야기해도 출근용 오토바이를 세우는 상인들이 ‘전세냈냐’고 따지는 형편”이라며 “유료화가 되면 이쪽에 종일 주차해 놓는 상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항의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사진설명> 종로구청은 동대문 시장 일대 오토바이 주차난을 해결하기 위해 유료화를 계획하고 있다. 퀵 기사들은 월 5000원 정도는 낼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외 차량이 인근 지역에 불법주하를 하는 ‘풍선효과’가 우려된다. 동대문 시장 인근 주정차 금지 구역에 세워진 오토바이들. 임정요 기자/kaylalim@heraldcorp.com

요금은 월 5000원 정도가 유력하다. 정 주무관은 “처음에는 1만원을 생각했는데 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그 요금이면 안 들어오겠다는 답변이 많았다”며 “최소한의 관리 비용만 계도 차원에서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퀵 기사 김모(60) 씨는 “한달에 5000원은 많은 돈이 아니다”며 “다만 퀵 오토바이에 매번 주차요금 받는다는건 말이 안되니 월회비로 딱지 (스티커) 붙이는게 제일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료화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퀵 기사도 있다. 한 모씨 (62)는 “하루 벌이 얼마나 한다고 한달 5000원이나 내라고 하냐”며 유료화에 부정적인 시선을 내비쳤다. 박모 씨 (62)는 “돈 내고 쓰는 것이 택배기사들에겐 더 낫다”고 동의하면서도 ”이 구역에 주차하려는 배달 오토바이 숫자가 너무 많아 과연 효용성이 있을까 반문하기도 했다. 택배 물류가 많으니 돈을 낸 사람끼리도 자리 다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퀵 기사들은 차라리 길 건너편 일반 상가 앞 인도에 합법적으로 주차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건너편 인도의 주차 수요가 낮기 때문에 종합시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그곳에 종일 세워둬도 될 거란 설명이다.

문제는 주차장 유료화가 될 경우 불법 주차가 인근 지역으로 퍼져나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 주무관은 “혜화경찰서와 함께 오토바이들의등록지를 조사해 본 결과 관내 차량이 6~7% 밖에 안 됐다”면서 “경찰이 종로구 외에 다른 지역까지 단속할 수 있는 인력이 없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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