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그거너사’, 조이 연기가 드라마에 미치는 영향
엔터테인먼트| 2017-03-26 09:50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N 월화드라마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의 여주인공 조이의 연기는 나쁘지 않다. 연기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작은 역할을 맡았다면 오히려 칭찬을 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주인공 윤소림 역할은 다르다. 연기 초보인 조이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역이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밟고 올라왔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갑자기 큰 역할을 맡아 허점도 보인다. 조이는 표정이 다양하지 못하다. 게다가 감정 전달도 잘 되지 않는다. 

감정 따로 연기 따로일 때가 더러 나온다. 윤소림은 초반부터 감정 사용량이 많고 감정 변화 폭도 큰 역할이라 미세한 감정 조절력이 요구된다.

일본 만화가 원작인 ‘그거너사’는 여주인공 조이와 남주인공 현우의 비중이 매우 크다. 둘 간의 케미는 앞으로 더욱 중요하다. 이런 드라마는 남여주인공의 연기만은 확실해야 각자의 존재감은 물론이고 케미까지 살릴 수 있다.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와 이병헌은 엄청난 케미를 살릴 수 있었다. 각자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한쪽의 연기가 조금 부족해도 상대의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게 ‘케미’의 속성이다. ‘그거너사’는 초반이라 조이와 현우의 케미가 아직 완전히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런 미숙한 조이의 연기로는 케미를 크게 살리기가 어렵다.

윤소림이라는 배역이 노래를 잘하고 기타를 쳐야하는 여고생 역할이라 걸그룹중에서 찾을 수도 있는데, 적임자가 없다면 연기 잘하는 배우중에서 노래 잘하는 사람으로 찾으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조이는 작은 역할을 맡았다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릴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발연기를 너무 자랑해’ 등등의 소리를 안들을 수도 있었다. 조이는 아직 주연에 캐스팅될 구력이 안된다.

이는 본인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 연기를 쌓아나가지 않으면 필모그래프 관리에도 허점이 생기기 된다.

안재현이 저주의 드라마로 불리는 ‘블러드’에 바로 주연을 맡아 혹독한 시련을 겪은 적이 있다.‘별에서 온 그대’와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는 비중이 낮고 이야기를 끌고가는 주체가 아니어서 연기력이 모자라도 표시가 나지 않았지만, 사건들을 끌고가야 하고 여주인공과 멜로까지 있는 역할을 해내기에는 벅찼다. 게다가 피에 대한 욕구를 제어하며 살아가는 뱀파이어인 박재상 역을 발성훈련도 제대로 안된 안재현에게 맡겨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그 결과 안재현은 필모그래프 관리에 구멍이 생겨 버렸다. 다행히도 나영석 PD의 부름을 받아 예능으로 그 공백을 채우기는 했지만, 단계별로 과정을 밟아 배역을 맡는 건 그만큼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조이가 앞으로 연기력이 획기적으로 나아진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처럼 어색한 연기를 펼친다면 드라마가 끝나도 후유증이 오래 갈 수 있다.

조이의 빈약한 연기는 조이 자신의 잘못만이 아니다. 연기라는 학교에 처음 들어온 학생을 초등학교가 아닌 대학교에 바로 입학시킨 제작진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wp@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