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단색화, 해외시장서 자리잡았지만…김환기 21억원 낙찰
라이프| 2017-03-26 15:51
서울옥션 홍콩세일 낙찰률 67.79% 그쳐

이우환 17억원ㆍ윤명로 2.2억원 낙찰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의 삭풍이 매서웠던 탓일까. 단색화에 대한 세계미술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단색화가 하나의 사조로 자리잡는덴 성공했지만 경매 결과는 ‘한 템포 쉬어가는’ 모양새다.

서울옥션은 지난 24일(현지시간) 홍콩 르네상스하버뷰호텔에서 진행한 제21회 홍콩세일에서 경매 출품작 59점 중 40점이 거래돼 낙찰총액 약 81억3000만원(5641만 홍콩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환기,18 -II -72 #221, oil on cotton, 48.5×145.1cm, 1972. [사진제공=서울옥션]

경매낙찰 최고가는 김환기의 1972년작 ‘18-Ⅱ-72 #221’로 한화 약 21억 6850만원(15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됐다. 경매 전 이 작품은 27억~40억원 사이에 거래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낮은 추정가에 못 미치는 수준에서 주인을 찾았다.

이 작품은 뉴욕시대 완성한 작품으로, 푸른색이 아닌 녹색을 주조색으로 두 개의 부채꼴 패턴으로 구성됐다. 김환기 특유의 점ㆍ선ㆍ면의 조화가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앞서 김환기는 지난해 11월 서울옥션의 홍콩경매에서 1970년작 노란색 점화 ‘12-V-70 #172’가 63억3000만원(4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돼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대표적 단색화 작가인 이우환은 이번 경매에서 동일 시리즈 최고가 낙찰액을 기록했다. 이우환은 ‘바람(With Winds)’ 시리즈는 경합끝에 시작가(600만 홍콩달러)의 두 배 가까운 16억6000만원(1150만 홍콩달러)에 거래됐다.

이밖에 윤형근의 작품 ‘무제’, 윤명로의 ‘균열’도 각각 4000만원(28만 홍콩달러), 2억2300만원(155만홍콩달러)에 낙찰되며 시작가를 훨씬 웃도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다.

김환기 이외 다른 단색화 작가들 작품까지 거래가 확장되는 것은 긍정적이나, 낙찰률이(67.79%) 지난해 4월(76.3%)보다 낮아졌고, 낙찰 총액도 낮은 추정가 기준 예상액 100억원을 밑도는 81억3000만원에 그친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이를 두고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 한ㆍ중 관계 악화가 경매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 컬렉터들에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예년보다 중국 컬렉터 참여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외국인 관람객 수는 상당했던 만큼 한한령이 이번 경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는지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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