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달리 ‘광란의 트리스탄’, 서커스로 만난다
라이프| 2017-03-27 15:02
LG아트센터, 아트서커스 ‘라 베리타’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1904 - 1989)의 걸작 ‘광란의 트리스탄(Mad Tristan)’이 아트서커스로 탄생했다. 거장이 떠올렸던 초현실적 세계는 후대 연출가의 손에 현실화 됐다.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특유의 분위기는 그대로 살아 숨쉰다.

LG아트센터는 27일 세계적 연출가 다니엘 핀지 파스카(53)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만든 ‘라 베리타’가 오는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무대에 오른다고 밝혔다. 이 공연은 2013년 캐나다 몬트리올 초연 이래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20개국에서 400회이상 공연하며 3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형 히트작이다.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 . 194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발레 `광란의 트리스탄` 에 사용된 걸개그림이다. [사진제공=LG아트센터]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의 `라 베리타`.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트 서커스다. 공연중 한 장면 [사진제공=LG아트센터]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의 `라 베리타`.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트 서커스다. 공연중 한 장면 [사진제공=LG아트센터]

‘라 베리타’는 공중제비, 그네, 밧줄타기, 폴 댄스, 저글링, 훌라후프 등 우리가 익숙한 서커스의 다양한 퍼포먼스들을 한 편의 예술 작품처럼 선보이는 ‘아트서커스’다. 수채화 같은 조명 아래 반라의 무용수가 밧줄을 타고 날아오르고, ‘코뿔소’ 탈을 쓴 출연자들이 붉은 실타래를 하늘 높이 던져 주고 받으며 마치 달리의 그림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초현실적인 비주얼의 서커스가 2시간 동안 펼쳐진다.

‘라 베리타’는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과 연관이 깊다. 1940년대, 제2차 세계대전을 피해 미국에 머물던 달리는 당대 최고의 안무가 레오니드 마신(Leonide Massine)의 의뢰로 1944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 발레 ‘광란의 트리스탄’의 배경 막, 세트, 의상을 디자인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의 `라 베리타`.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트 서커스다. 공연중 한 장면 [사진제공=LG아트센터]
다니엘 핀지 파스카 연출의 `라 베리타`. 살바도르 달리의 `광란의 트리스탄`에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아트 서커스다. 공연중 한 장면 [사진제공=LG아트센터]

높이 9m, 너비 15m에 달하는 대형 걸개그림이 세트의 백미인데, 공연 후 분실되어 한동안 자취를 감쳤으나, 2009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의 창고 속에서 다시 발견된 뒤, 경매에 부쳐져 익명 콜렉터의 손에 넘어간다. 이 콜렉터는 그림을 전시하기보다 본래 목적대로 배경막으로 사용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고 판단, 다니엘 핀지 파스카에게 의뢰한다. 신작을 구상 중이던 핀지 파스카는 ‘광란의 트리스탄’을 목격하고 달리가 추구했던 초현실주의 작품 세계에 서커스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품을 ‘라 베리타’를 탄생시킨다.

스위스 출신의 작가, 연출가 겸 마임이스트인 다니엘 핀지 파스카는 ‘서커스를 쇼에서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캐나다의 양대 서커스 단체로 손꼽히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e Solie)와 ‘서크 엘루아즈’(Cirque Eloize)에서 모두 연출을 경험했는데, ‘태양의 서커스’에서 <코르테오(Corteo)>와 <루지아(Luzia)>를, ‘서크 엘루아즈’에서는 <네비아(Nebbia)>, <레인(Rain)>, <노마드(Nomade)>를 연출하였다. 이 중 <네비아>는 2008년 세종문화회관에서, <레인>은 2011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하며 한국 관객들을 만난 바 있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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