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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7부족 공생기…중복 가입에 통합 가능성도
라이프| 2017-04-19 18:07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국경과 문화를 넘나드는 ‘여행’은 평화와 공존의 상징이다.

나라 간, 문화 간, 풍속 간 상호 존중은 여행의 기반이자 에티켓이다.

마오리족, 지나족, 투르크족, 앵글로색슨족, 바이킹족, 고트족, 고려족, 부여족, 피그미족, 슬라브족 등이 인적 교류와 문화접변으로 인류문명을 풍성하게 하더니, 최근들어 색다른 족속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여행의 스펙트럼을 다채롭게 한다.

포미족, 욜로족, TIY족, 팩족, 혼행족 노노족, 모봐일족 등이 그들이다. 아마 가진 것 다 버리고 야생을 향해 떠나는 ‘병만족’도 있을 것이다.



▶여러 부족 교차 가입

‘민쯩’은 없지만, 부족원들이 여러 부족에 동시가입하고 교차가입할 정도로 공존의 케미컬 강도가 높다. 70억 모두 여행자들이고 이들 어디엔가 속한다. 나는 어떤 부족일까. 하나투어, 스카이스캐너의 도움을 얻어 각 부족의 정체성을 들여다 보았다.

‘욜로(YOLO)’족은 ‘인생은 한 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따서 부족의 이름을 지었다. 현재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로, 해가 지날수록 가입자들이 늘고 있는 부족이다.

‘포미(For Me)’족은 욜로와 비슷한데, 허리띠를 졸라매며 젊은 날 일을 하고 돈을 모아 지금은 은퇴한 액티브 시니어들을 중심으로 거센 결집력을 보이는 부족이다. 베이비부머들은 요즘 젊은 날 모은 돈을 상속,증여 하기보다는 자신을 위해 쓰고 지출내역의 상당 부분을 여행과 소비에 할애한다.

50대 후반 이상 80대까지 ‘포미’족 중에는 노노족에도 많이 가입돼 있다. ‘노(No)-노(老)’의 합성어로, 이들 부족이가장 많이 쓰는 말은 “마음은 청춘”, “인생은 60부터”, “나 안늙었어!!!”이다. 2015년 상반기 tvN의 ‘꽃보다할배’ 영향으로 여행업계에서 주목할만한 계층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꽃보다할배’ 방영 전인 2014년부터 지난해 2016년까지의 하나투어 60대~80대 연령층의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면, 28만 여명에서 40만 5000여명으로 약 45%의 성장률을 보였다. 최근 이들의 여행 목적지는 동남아 베트남, 일본 북규슈, 중국 장가계 순으로 인기가 많다.



▶즉행족-엄지족 단일화?

‘모봐일족’은 이것 저것 궁금한 것이 많아 독백하듯 물어보던 꼰대가 뒤늦게 잔소리의 타겟을 정하고 빤히 쳐다볼 때, 이미 엄지 손가락 두 개로 모바일 정보를 검색해놓고 액션을 준비하는 족속들이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 해 1년 동안 모바일을 통해 상품을 예약한 인원의 전체 대비 비중은, 1월 7.6%에서 12월 15.8%로 두 배 증가했다. PC를 통한 하나투어닷컴의 예약비중이 1월 15.2%에서 12월 18.0%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증가추이를 실감할 수 있다. 


엄지족 부족원들 상당수가 ‘즉행족’에도 가입돼 있다. 모바일을 활용한 예약인원의 증가는, 미리 미리 계획을 세우는 경우와는 달리, 여행에 대한 욕구가 생겼을 때 일단 즉흥적으로 구매하고 보는 소비성향의 ‘즉행족’의 증가와 비례한다. 즉흥적으로 구매를 하는 만큼이나, 이들에겐 가성비 높은 상품 기획전이나 게릴라성 특가 프로모션에 즉각 반응한다. 시간한정특가 ‘슈퍼세이브’나 ‘땡처리 항공권’ 등을 보면 광분하는 족속들이다.



▶여행은 자유? 알고보면 치밀한 계획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혼족’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혼자 떠나는 여행자를 뜻하는 ‘혼행족’ 또한 주목 받고 있다. 하나투어의 패키지 상품에 혼자 예약한 수요는 2012년 ‘6만 2000여명’에서 2016년 ‘25만 9000여명’으로, 5년 새 4배 이상 늘었다. 스카이스캐너의 올 2월 조사 결과, 20대는 2명 중 1명이 혼자 여행 떠나겠다는 의향을 갖고 있을 정도이다.

혼행족 전제조건은 혼자서도 잘 즐길 수 있는 인프라와 함께 치안이 좋은 안전한 지역을 선택하는 게 좋다. 또, 가이드 보호에 혼자 여행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여행에 조인하거나, 인솔자가 함께 떠나는 단체배낭여행에 조인해서 싱글룸 수수료 걱정 없이 안전하게 자유여행을 즐기는 방법도 괜찮다.

해외여행을 DIY로 준비하는 해외여행객, 이른바 TIY(Travel It Yourself)족은 여행이 일반화됨에 따라 여행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여행자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고 있다. 본인의 여행스타일에 따라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스마트한 여행이지만, 여행에 앞서 꼼꼼히 따져보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TIY족의 돌연변이 정도로 볼 수 있는 ‘병만족’ 역시 사전 계획이 필수이다.



▶‘그저 하라는 대로만’ 안전빵 팩족

TIY족과는 상반되게, 최근 새롭게 부상하는 집단이 고전적인 형태의 상품유형인 ‘패키지’ 상품으로 회귀하는 팩족들이다. TV 인기 예능 프로그램 <뭉쳐야 뜬다>를 통해, 그저 하라는 대로만 하면 알찬 여행이 가능한 ‘패키지’여행의 매력이 소개되면서, 실제 하나투어의 지난 3월 패키지이용객은 전년대비 34%증가했을 정도. ‘뭉쳐야 뜬다’의 멤버들은 ‘프로패키저’라는 신조어까지 만들며 패키지여행의 묘미를 맛보고 있다.

모르던 사람과 한 배에 타고, 5~8일을 보내면서 흥미롭게 사람을 알아가고 소소하지만 정감을 느끼는 과정은 패키지 의 또다른 묘미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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